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천연기념물 황새 104마리가 관찰됐다. 국내 한 지역에서 100여 마리의 황새가 한꺼번에 발견된 건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백령도 화동습지와 주변 농경지에 머물고 있는 황새를 최대 104마리나 목격했다고 밝혔다.
황새는 겨울철새로 봄·여름엔 러시아나 중국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한국이나 중국 남부에서 겨울을 보낸다. 1900년대 초까지 동북아시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했으나, 1970년대 이후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는 1968년 천연기념물로,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다. 2005년부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황새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황새는 국내에서 1994년부터 모습을 감췄다가 2010년 이후 다시 목격됐다. 한국교원대학교가 1996년 설립한 황새복원연구센터는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 인공 부화, 인공 번식 등을 해왔다. 2015년부터는 예산황새공원에서 최근까지 120여마리의 황새를 방사하기도 했다.
백령도에서는 2014년 화동습지에서 황새 17마리가 목격됐다. 인천녹색연합이 2020년부터 겨울마다 황새를 관찰하고 있으나, 100여 마리의 무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화동습지와 주변 농경지에선 먹황새, 흑두루미, 재두루미, 고니, 저어새 등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뿐 아니라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인 검은목두루미 등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화동습지를 오가는 조류의 보호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산황새공원 김수경 박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관찰된 황새 무리 중 최대라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백령도 화동습지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황새를 비롯한 습지성 조류가 이동하다 잠시 휴식하고 영양 보충하기에 탁월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동습지는 좁은 지역이라 차량, 사람 접근 등으로 쉽게 교란될 수 있기 때문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