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설비 반입식’
메모리·시스템·파운드리 아울러
20조 투자… 공정한계 극복 연구
최근 반도체 위기설에 빠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태동지인 용인지역에 최첨단 설비를 도입해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한 DS부문 주요 경영진과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연구소 임직원 등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NRD-K’의 설비 반입식이 개최됐다.
총 사업비만 20조원에 달하는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9천㎡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 위치도 참조
이 단지는 메모리와 시스템,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로 근원적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고도의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 EUV 노광설비나 신물질 증착 설비 등 최첨단 생산 설비와 웨이퍼 두 장을 이어 붙여 혁신적 구조를 구현하는 웨이퍼 본딩 인프라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NRD라인은 신규 R&D 단지와 함께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R&D를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차세대 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기흥지역은 국내외 수많은 소재·부품·설비 회사들이 있는 반도체 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곳으로,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직접 헬리콥터를 타고 기흥캠퍼스 부지를 선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6개월 만에 건설된 기흥캠퍼스(옛 기흥공장)는 64K D램, 이듬해인 1984년 256K D램을 개발하는 주요 거점이 됐다. 그 이후로도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로 거듭나게 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했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면서 삼성전자가 그 해 세계 D램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한 게 대표적이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1993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전영현 부회장은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구개발 분야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8천7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