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이익 위해 제기되는 ‘공익소송’

승리하지 못할 경우 비용 부담 커

市, 시민 소송비용 감면 조례 제정

공정한 절차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단순 법제화 넘어 활용방안 마련을

신동섭 인천시의회 의원
신동섭 인천시의회 의원

최근 장애인의 안전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목적으로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한 사례가 있다. 반면 명의도용 피해자인 지적장애인을 대리한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이 두가지 사례의 결과는 다르지만, 소송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적인 목적으로 소가 제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듯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계층을 보호하고, 법적·제도적 변화를 촉구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기되는 소송을 ‘공익소송’이라고 한다.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발생한 염전 노예 피해 장애인이 국가와 신안군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대형 공사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민단체가 환경부 또는 공사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행정에 관한 불법 행위와 부당한 처우를 시정하기 위하여 공익신고자가 행정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소송이 진행됐다.

공익을 위해 진행된 소송은 단순 소송의 승패에 끝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는데 기여한다는 차별성을 보인다. 대형 공사 관련 공익소송은 공사 중지나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경보호에 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부여하며, 행정 공익소송의 경우 행정당국의 시정을 바로 잡고 그 효과가 모든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그 내용이 공익적인 것이라고 해도 소송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경우 소송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사회적 약자와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소송일지라도 무조건 소송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익소송의 결과는 사회 전반에 걸쳐 적용되며 법적 판례로 남아 향후 유사한 문제 발생 시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민주적 가치를 유지하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지만, 법리적인 관점에서 무조건 옳다고 볼 수 없기에 공익 소송의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는 소송비용의 부담을 지고 추진해야 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이제 소송비용의 부담이 완화될 좋은 계기가 생겼다. 최근 인천시는 공익 소송비용 감면 조례를 제정하여 공익소송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인천 시민이 공익을 위해 행정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할 경우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경감받을 수 있다. 공익을 위한 소송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 시민이 더욱 적극적으로 공익소송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인천시는 앞으로 이 조례를 단순히 법제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실제로 이 제도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익소송 비용 지원 제도에 대한 홍보와 함께 시민들이 공익소송에 필요한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 상담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타 지역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시민을 위한 공익소송 비용 감면 사항의 법제화는 인천시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임이 틀림없다. 아마도 시행 초기에는 시민 그리고 행정청 모두 일부 혼동을 느낄 수도 있다.

공익소송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에는 시가 받아야 할 채권이 많이 감소하여 예산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소송 비용을 악용하여 불필요한 소송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지원 대상 선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면 또 다른 민원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위원회를 최대한 빨리 구성하여 공익소송의 정의와 범위, 지원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정하고, 공정한 절차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송 비용 감면 대상인 시민이 최대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시민의 권리를 지키고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공익소송 비용 감면을 통해 시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소송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이번 제도는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이는 곧 공정하고 정의로운 인천시로 가는 길을 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신동섭 인천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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