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경기침체로 가동 중단 결정
생산 원가 높아 경쟁력에도 밀려
회사 “관련 논의 이뤄진 적 없다”
현대제철이 경북 포항 2공장 폐쇄를 검토하면서 인천공장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철강 경기 침체로 올해 공장 가동률이 매우 낮았던 데다, 공장 설비 노후화가 심각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 등의 영향으로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포항 2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공장 가동률을 서서히 낮췄지만, 철강 경기 침체의 영향이 길어져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천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73억원)과 비교해 80%나 줄었다. 건설 등 관련 산업 부진과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반면 철광석과 전기료 등이 인상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뿐 아니라 철강업계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현대제철 포항 2공장에 이어 인천공장도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포항 2공장과 인천공장의 상황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천공장은 철근, H형강, STS(스테인리스), 주단강 등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올해 들어 모든 설비를 가동한 기간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게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적 부진으로 생산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공장은 40년 넘은 설비를 아직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경쟁 업체보다 생산량이 적은데 생산 원가는 높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노조 관계자는 “2~3년 전에는 생산 설비 신규 투자 논의가 이뤄졌지만, 철강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모든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안다”며 “포항 2공장과 인천공장이 비슷한 처지여서 공장 폐쇄를 걱정하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항 2공장은 아직 폐쇄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직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지만, 다른 공장 폐쇄와 관련된 논의는 이뤄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