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피 플리스·패딩조끼 5천원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 끌어모아
조거팬츠·맨투맨 등은 일부 품귀
SPA 브랜드 ‘대항마’ 될지 관심
“어제 플리스를 사서 입어봤는데, 생각보다 따뜻하고 질이 좋아서 오늘은 조끼사러 왔다.”
20일 오후 2시께 스타필드 수원점 지하 2층 다이소 매장 의류코너에서 만난 50대 주부 A씨는 플리스 조끼를 고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질도 좋은데 가격도 싸다. 가격 부담 없으니까 2장 샀다”고 말했다.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 대항마로 떠오르는 것일까. 패션의류 소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5천원 이하에 의류를 살 수 있는 다이소가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뷰티 제품을 선보이면서 다이소가 ‘잘파세대(Z+알파세대)의 올리브영’으로 떠오른 가운데, 의류 분야에서도 다이소가 기존 SPA 브랜드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즌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양말, 티셔츠, 와이셔츠 등 간단한 의류만 취급하던 다이소가 판매 품목을 확대한 것이다.
첫선을 보인 상품은 플러피 플리스와 패딩조끼다. 플리스는 양털처럼 곱슬곱슬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의 소재를 사용한 의류를 뜻한다. 동절기가 되면 가볍게 입을 수 있는 플리스와 패딩조끼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다이소 또한 이지웨어를 먼저 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소 의류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다. 모든 상품을 균일가에 판매하는 다이소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은 500원, 가장 비싼 제품은 5천원인데 의류에도 균일가 정책이 적용됐다. 플리스나 패딩조끼 판매가는 5천원으로, 스타벅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4천50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커피 한 잔 가격에 500원을 보태면 옷 한 벌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올해는 상품 구성이 확대됐다. 지난 10월엔 맨투맨과 조거팬츠를 이달에는 후드티를 새롭게 선보였다. 회색 또는 검정색 무지에 기모 안감을 넣은 제품이다. 평상시에 입기 좋은 색상으로 출시했다보니 일부 매장에선 신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찾은 한 다이소 매장 관계자는 “조거팬츠랑 맨투맨은 다 나가서 제품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도 해당 상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이소 의류 품목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 처음으로 플리스를 선보였던 2023년 의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60% 늘었다. 올해 또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올1~9월 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30%가량 신장했다는 게 아성다이소 설명이다. 후드티 등 품목이 확대된 만큼 매출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의류뿐만 아니라 모든 카테고리의 상품을 5천원 이하의 균일가로 유지하고 있다”며 “박리다매 전략과 상품에 본질에만 집중하는 등 노력을 통해 균일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