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조사 심각한 하자 주장
“항목들은 이미 협의 거쳐 결정”
현재 국내엔 관리·규제방안 없어
환경영향연구서 측정 사례는 다수

영흥화력발전소 온배수 피해 조사 결과 보상 대상(11월14일자 6면 보도)에서 제외된 어민들이 조사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남동발전이 진행한 ‘영흥발전본부 1~6호기 가동으로 인한 온배수 영향 어업피해조사’에서 발전소 온배수의 대표 화학물질인 ‘염소’ 성분의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발전소는 일반적으로 바닷물을 취수해 냉각수로 사용할 때 살균소독제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투입한다. 바닷물에 포함된 패류와 해조류 등 해양생물이 발전설비에 부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영흥화력발전소도 바닷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주입해 사용한 후 온배수를 바다에 방류한다.
일부 어민들은 한국남동발전의 용역 조사에서 인근 해역의 잔류 염소 측정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강차병 자월면 이작도 어촌계장은 “수질 조사 항목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는 어민들은 한국남동발전이 제시하는 조사 조건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며 “온배수에 염소가 섞여 바다로 나오는 것을 알았다면 조사 항목에 포함시켜 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영흥화력발전소 어민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조사 항목을 어민과 협의해 결정했다. 타 사업장 역시 온배수 영향 조사에서 잔류 염소를 조사하지 않는다”며 “온배수 피해 보상에서 잔류 염소 성분이 영향을 끼친 사례가 없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는 발전소 온배수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나 규제 방안이 없다. 온배수 배출을 환경오염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가 있지만, 온배수를 환경오염물질로 규정하는 법제화는 그간 발전사 등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온배수에 포함된 잔류 염소가 피해 보상에 직접적 원인이 된 사례가 없는 이유다.
하지만 온배수에 대한 환경 영향 조사 연구에서 잔류 염소 측정이 이뤄진 사례는 다수 있다. 2022년 충청남도가 진행한 ‘화력발전소 주변 온배수 해양환경 영향조사(2차연도) 연구용역’에서 잔류 염소 측정이 이뤄졌고, 해양수산부가 2016년 실시한 ‘냉·온배수 영향조사 및 관리제도 개선 연구용역’ 과업지시서에서도 온배수에 포함된 대표 화학물질 및 분석 항목에 염소가 포함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8년 내놓은 ‘냉·온배수 해양환경 연구를 위한 장기전략 수립 및 예비연구’에서는 온배수 잔류 염소가 끼치는 영향 평가를 위해 염소 투입에 따른 다양한 생물 종에 대한 치사, 성장률 저하 등 영향이 파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자료가 온배수의 해양생태계 영향 예측 모델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어민들은 어업피해조사 용역 기간(2022년 3월21일~2023년 12월20일) 영흥화력발전소 1~6호기 중 1·2호기가 가동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1·2호기는 2022년 2월부터 현재까지 환경설비 개선 공사로 가동이 중단돼 온배수가 배출되지 않고 있다. 온배수 방류량이 적어 피해 보상 범위가 더 좁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는 “1·2호기 가동 중단은 중간설명회(2023년 4월) 때 이미 어민들도 인지한 사항”이라며 “온배수 피해 범위 산정은 1~6호기 전부 가동 시 온배수 방류량을 반영해 용역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발전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이 가진 공익적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자월면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