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확대, 학폭분리 등 애로

내년 ‘융합과목’ 추가, 더욱 복잡

道교육청 “교내 상담자 늘릴 것”

고교학점제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분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클립아트코리아
고교학점제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분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클립아트코리아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이미 상당수 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상황이지만, 복잡해진 반 편성 문제 등으로 인해 일선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학생 생활지도 과정에서의 학급 분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학생들의 과목선택 폭이 더 늘어나게 돼 분반의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1학년 학생들은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수업을 듣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선택과목의 비중이 늘어난다.

교사들은 고교학점제로 선택과목이 확대되면서 학교폭력·다툼·정서적 어려움 등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을 분리 조치하는 게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학급별로 시간표가 구성돼 있었던 경우 학급만 분리하면 됐지만, 고교학점제 제도 내에서는 학생들이 개별 시간표에 따라 교실을 옮겨가며 수업을 듣기 때문에 학생 분리를 위한 대응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고교 교사 위모씨는 이과 계열의 진로를 희망하는 한 학생에게 문과반을 권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해당 학생은 같은 이과 계열에서 피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기존에는 학급만 바꾸면 됐지만 이제는 과목별로 만날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문과반으로 옮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위씨는 “이과반 학생들이 듣는 수학·과학 교과 심화 선택과목을 다 고려해야 해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학급을 떨어뜨려 놓아도 학생들이 어떤 수업에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친구 관계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배려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2022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내년부터 더 커질 전망이다. 선택과목이 일반·진로 2가지로 구분됐던 이전과 달리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는 일반·진로·융합선택으로 구분이 늘어나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의 종류 역시 더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의 생활인성지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다”며 “학교 적응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부분을 인지하고 학교 내 전문상담자 배치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