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간판·에어라이트 ‘시민통행 불편’

강제수거 창고행 더 빨리 가득 차

과태료, 제작비 5~8배 달해 ‘외면’

재활용 어려워 폐기물업체 다넘겨

20일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시민들이 길 복판에 설치된 입간판을 피해 걷고 있다. 2024.11.2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20일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시민들이 길 복판에 설치된 입간판을 피해 걷고 있다. 2024.11.2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안양시 동안구 범계역 로데오거리 곳곳에는 입간판과 에어라이트가 세워져 있어 보행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같은 날 오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로데오거리도 마찬가지였다. 다수의 보행자들은 중간중간 설치된 입간판 등을 피해 지나다녀야 했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청 창고에는 강제 수거된 입간판과 에어라이트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구청 관계자는 “수거한 불법 광고물을 원래는 이달 중으로 폐기물 업체에 넘길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창고가 가득 차 지난달에 폐기했다”며 “폐현수막과 플라스틱 광고물은 재활용 업체에 넘기는데, 입간판과 에어라이트는 재활용이 어려워 모두 폐기물 업체에 넘긴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분당구청 창고에 강제 수거된 입간판과 에어라이트가 쌓여있다. 2024.11.20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성남시 분당구청 창고에 강제 수거된 입간판과 에어라이트가 쌓여있다. 2024.11.20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옥외광고물법 상 입간판·에어라이트 등 유동광고물은 행정기관의 인허가를 받지 않고 매장 부지 밖에 설치하는 경우 불법이다. 지자체는 수시로 불법 유동광고물 단속을 진행해 몇 차례 계도에도 자진 철거하지 않는 광고물을 강제 수거하고 있다. 매년 수거되는 불법 유동 광고물은 전국적으로 12만 개가 넘는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도내 시·군에서 수거한 불법 광고물은 입간판이 6천74개, 에어라이트는 3천591개에 달한다.

문제는 수거한 광고물이 대부분 폐기된다는 점이다. 광고물 제작 비용보다 강제 수거 이후 되찾을 때 물어야 하는 과태료가 더 비싼 탓에 광고물을 설치한 업주들이 대부분 찾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 광고물 과태료는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관련법에 따라 대부분 입간판은 50만원, 에어라이트는 80만원 이내 수준이다. 두 광고물 모두 제작 비용이 10만원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과태료가 제작 비용의 5~8배 정도인 셈이다.

안양시 동안구 범계역 로데오거리에 설치된 입간판에 관할 구청이 부착한 ‘과태료 안내장’이 붙어 있다. 2024.11.20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안양시 동안구 범계역 로데오거리에 설치된 입간판에 관할 구청이 부착한 ‘과태료 안내장’이 붙어 있다. 2024.11.20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상황이 이렇지만, 일선 지자체는 과태료를 낮추면 불법 광고물이 더욱 늘어날 것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지만, 에어라이트와 같은 불법 광고물은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심각한 자원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수거한 광고물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며 “지자체가 단속을 철저하게 하든지 아니면 광고물 설치 규제를 완화하든지 확실히 정해서 이 같은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