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도중 득표수 발표에 공정성 논란… “선관위 해명조차 않는 상황”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에 입주자대표회의 임원 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글을 잇따라 게시했다./독자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에 입주자대표회의 임원 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글을 잇따라 게시했다./독자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가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을 뽑는 선거로 시끌시끌하다.

이 아파트는 최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감사를 선출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아파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문자를 이용한 전자 투표를 실시했다. 14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소도 운영했다.

그런데 투표가 진행 중이던 14일 오후 갑자기 아파트 커뮤니티 앱에 전자 투표 결과가 공개되며 소동이 벌어졌다. 회장 선거에 나선 A후보는 370표, B후보는 365표를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아파트 커뮤니티 앱에는 투표가 끝나기도 전에 전자 투표 결과가 발표돼 선거가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주민들의 게시글이 잇따랐다.

주민 김모씨는 “투표를 모두 마친 뒤에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며 “아파트 선관위가 어느 후보가 앞서고 있는지, 뒤처지고 있는지 중도에 공개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아파트 선관위가 발표한 두 후보의 최종 투표 결과와 당선인 결정 방식 등을 두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가 각각 372표를 얻어 당선인이 선출되지 못했다. 이에 아파트 선관위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의 과반수 찬성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 후보는 부정하게 선거를 진행한 선관위와 현 입주자대표회의가 상대 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아파트 선관위 규정에는 최다 득표자가 2명 이상인 경우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어 자신이 당선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많은 주민이 불공정한 선거에 반발하고 있는데 아파트 선관위는 해명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선관위는 잘못된 선거에 대해 사과하고, 새롭게 선관위를 꾸려 선거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파트 선관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