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방문 당대표 응원·힘 싣기
사법리스크 맞서 당결집 등 고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원 방문에는 민주당과 경기도의 물밑조율이 있었다.
이 대표가 수원 방문을 확정 짓자, 김동연 지사가 일정을 조율해 이 대표를 맞이한 셈이다.
21일 도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께 기자들에게 공지된 김 지사의 이날 일정에는 못골시장 방문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시각, 김 지사가 이 대표를 맞이하기 위한 세부적인 일정 조율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후 방문 당일인 21일 오전 7시 40분께 ‘오전 11시 전통시장 방문·수원 못골시장’으로 변경된 일정이 공지됐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 이후, 민주당 내 차기 대권 대안 세력으로 떠오른 김 지사가 ‘플랜B’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는 가운데, 수원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표를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일정 동행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경기도당 측은 지난 18일 김 지사 측에 일정을 공유하며 참석 의사를 타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의 면담 일정 등이 미리 잡혀 있어, 이재명 대표와 오찬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친노·친문 진영을 경기도에 대거 영입하며 사실상 대권행보에 시동을 건 김동연 지사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까지 요구하며 정치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 이후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도체포럼과의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협약식’에서도 기자들의 대권행보에 관한 질문에 “지금은 그런 것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재차 말했다.
사법리스크에 맞서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를 고려한 뜻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도 김 지사가 내년초까지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못골시장 방문은)대통령이 손놓다시피 한 민생경제를 챙기는 자리였다”며 “김 지사가 앞으로 가는 길에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그 변수에 의해 달리질 것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대안이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