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란 작가의 ‘Luminous Days of Korean Empire’ /서호미술관 제공
강애란 작가의 ‘Luminous Days of Korean Empire’ /서호미술관 제공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 기념 연합전은 ‘다산 정약용과 한강’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경기동북부지역 7개 공사립 뮤지엄들이 전시와 문화행사를 선보이는 기획이다. 지난 9월부터 참여 뮤지엄들이 각자 특색있는 방식으로 주제를 풀어내고 있는 가운데, 서호미술관과 한강뮤지엄의 기획전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남양주에 흐르는 강을 끼고 실학과 자연, 예술을 한데 펼쳐내는 이들 뮤지엄이 보여주는 ‘정약용’과 ‘한강’은 어떠한 모습일까.

정정주 작가의 ‘Curved lights’ /서호미술관 제공
정정주 작가의 ‘Curved lights’ /서호미술관 제공

■서호미술관 ‘다산, 강 따라 마주하다’

서호미술관은 지난 2001년 인사동의 갤러리서호가 지방문화의 균형 발전을 위해 남양주시 북한강 변에 문을 연 복합문화전시공간이다. 이곳은 개관 이후 꾸준히 새로운 전시와 문화 행사를 개최해 왔고, 신진작가 발굴과 지역작가 후원에 초점을 둔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서호서숙 한옥 별관이 있어 전통과 현대건축이 어우러지는 협업 전시 기획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호미술관의 이번 전시 ‘다산, 강 따라 마주하다’는 다산 정약용과 한강을 다원적 관점에서 해석한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 정정주 작가는 한강의 풍광을 빛으로 재해석해 공간에 들어오는 빛의 변화를 설치와 영상 작품으로 구현했고, 고산금 작가는 한강을 노래한 정약용의 시에서 독자적인 규칙과 형태로 텍스트를 해석해 자수와 진주 등으로 표현했다. 신형섭 작가는 평범한 사물과 광학 장치를 결합해 정약용이 사물을 바라본 시선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보여주며, 강애란 작가는 정약용의 ‘하피첩’을 중심으로 책과 기록이라는 소재를 빛으로 재해석했다.

홍정주 서호미술관장은 “다산과 한강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단지 다산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어서만은 아닐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4인의 작가와 함께 다산이 한강변에서 만들어낸 서사시를 담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두민 작가의 ‘언어의 변주’ /한강뮤지엄 제공
두민 작가의 ‘언어의 변주’ /한강뮤지엄 제공

■한강뮤지엄 ‘타라탁탁-열수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

한강뮤지엄의 ‘타라탁탁-열수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라는 전시 제목 중 ‘타라탁탁’은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나는 타이핑 소리로, 현대 사회의 정보 생산과 소비를 말한다. 전시는 디지털 시대의 잘못된 정보 속에서 진실을 구분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바른 정보소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한강 실외 공원과 한강뮤지엄 실내전시실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정현, 두민, 308 Art Crew, 한진수, 김홍식, 김태호 작가가 조각·회화·영상·설치·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정약용의 사상과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는 ‘열수’와 ‘아언각비’를 주요 키워드로 한다. ‘열수’는 정약용이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찰을 얻은 한강을 뜻하며, ‘아언각비’는 언어의 올바른 사용을 강조한 정약용의 저서로 정약용의 언어 철학을 담고 있다.

한강뮤지엄은 “정약용의 철학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며 “그의 철학에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 자연과의 조화, 언어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되새기며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향한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홍식 작가의 ‘도시의 산책자, 러브’(왼쪽), ‘산책자, 루브르 미술관’ /한강뮤지엄 제공
김홍식 작가의 ‘도시의 산책자, 러브’(왼쪽), ‘산책자, 루브르 미술관’ /한강뮤지엄 제공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