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쌀값 폭락 등 시민 분노
한켠, 윤석열퇴진 국민투표 진행되기도

“행동으로 사회대전환 실현하자!”
사회자가 경기시국대회의 시작을 알리자 곳곳에서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회 참석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목도리와 모자로 꽁꽁 싸맨 채 자리를 지켰다. 손에는 “윤석열 퇴진”, “지금 당장 사회대전환”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23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과 사회대전환 실현’을 주제로 경기시국대회가 열렸다. 경기시국대회준비위원회가 연 이날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2천명(경찰추산 1천명)이 참석했다.
김진희(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 준비위 공동대표는 단상에 올라 “윤석열 정부 2년 반 만에 재벌과 부자의 곳간은 흘러넘쳤고 노동자와 시민의 삶은 피폐해졌다”며 “윤석열 퇴진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의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자”고 외쳤다.

이날 참석자들은 윤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2년 차 간호사 박모씨는 “의대정원 확대로 시작된 갈등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며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농민 길모씨는 “쌀값이 25년 전과 동일해 농민들이 곤궁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쌀값폭락은 수입쌀 때문임에도 윤 정부는 생산량이 많아 그렇다며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본대회가 진행되는 사이 수원역 AK플라자 앞 인도에서는 ‘윤석열퇴진 국민투표’가 진행됐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발길을 잠시 멈추고 퇴진 의사를 묻는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퇴진 찬성’을 찍었다는 김건아(54)씨는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도 참여했다”며 “할 수 있는 건 다 할 생각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유연희(32)씨 역시 “물가가 너무 올랐다”며 “다음 주에 서울에서 열리는 시위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후 3시께 행진이 시작됐다. 수원역에서 출발한 참석자들은 “이렇게는 못 살겠다”,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팔달문과 장안문을 거쳐 국민의힘 경기도당으로 향했다. 이를 지켜보던 중국 국적의 장명화씨는 “수원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긴 행렬은 처음 본다”며 핸드폰을 들고 영상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날 대회는 국민의힘 경기도당 앞에서 오후 5시께 마무리됐다. 한편 준비위에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정의당 경기도당, 경기이주평등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민중행동, 경기청년연대, 행동하는경기대학생연대, 아리셀산재피해가족협의회 등 경기지역 20여 개의 시민단체가 함께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