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화재위험 대상 차량 불구
현행법상 이행 강제 방법은 없어
정부, 정기검사서 제재 조치 추진

최근 충전 도중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가 리콜 대상이었음에도 이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리콜 이행 여부에 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용인동부경찰·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7시40분께 용인시 기흥구의 한 전원주택 지상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아이오닉 전기차에서 화재(11월14일 인터넷 보도)가 발생, 해당 차량과 옆에 주차된 카니발 차량 등 2대가 불에 탔다. 문제는 화재조사 결과 해당 차량은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인한 리콜 대상이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해당 차량의 배터리와 화재의 직접적인 연관성 여부는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식을 진행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아이오닉 전기차는 앞서 지난 2021년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합선 문제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아이오닉 전기차 1천314대에 대해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모두 교체하도록 리콜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용인 사고 발생 차량은 대상에 포함됐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치명적 결함으로 리콜 대상이 된 차량에 대한 이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행법상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 사실상 차량 소유주의 판단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에 관한 결함으로 리콜 대상이 됐을 경우, 반드시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나 제동장치 등의 문제는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리콜을 받아야 한다”며 “치명적인 결함에 대한 리콜을 이행하지 않은 차량을 계속 운행하도록 두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차량이 의무적으로 받는 정기검사에서 리콜 미이행 차량에 대한 제재 조치를 통해 리콜 이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기검사에서 리콜 미이행 차량에 부적합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검사 관련 법령 개정을 검토 중”이라며 “차량의 소유권 변동에 따라 리콜 통지를 못 받는 경우도 있는데, 최종 소유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시스템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