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구조 단순해 생태 훼손 위험

자연숲 39%… 도시숲 조성 대안

인천 도시 내 산림 중 하니인 인천 월미산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도시 내 산림 중 하니인 인천 월미산 모습. /경인일보DB

최근 인천시가 시민 일상 속 녹지 공간을 늘리는 ‘도시 숲’ 확충에 힘쓰고 있다. 그러는 사이 도시에 이미 조성된 ‘도시 내 산림’은 침입종으로 인해 생태 환경이 훼손돼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인천의 도시 내 산림을 분석한 결과, 자연숲보다 인공숲 비율이 높고 식생 구조가 단순해 침입종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남동구 고잔공원과 만월산, 부평구 동암산, 미추홀구 수봉산, 중구 월미산 등 28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침입종은 외부에서 들어와 다른 생물(토착종)의 서식지를 점유하는 종을 말한다. 침입종이 확산하면 토착종과 경쟁해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거나, 점차 해당 서식지의 생태 환경을 변화시키는 등 영향을 미친다. 단일 수종(나무의 종류)으로 구성됐거나 식생 구조가 단순한 산림일수록 침입종이 들어와 퍼질 확률이 높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인공숲 또한 식생 구조가 단순하다. 인공숲은 개발·화재 등으로 자연숲이 사라진 곳, 또는 대규모 녹화사업을 실시하는 곳에 나무를 심어 조성한 산림이다. 인공숲은 경제림(목재 자원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숲)으로 활용하고자 리기다소나무, 곰솔, 아까시나무 등 특정 수종 위주로 조성된다. 인천의 자연숲 비율은 39%, 인공숲 비율은 61%다.

이와 비교되는 것이 도시숲이다. 인천시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5개년 계획으로 ‘도시 숲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시바람길 숲, 기후대응 도시 숲, 자녀 안심 그린 숲, 명품 가로수길 등 다양한 유형의 숲을 늘려가고 있다. 도시숲은 식생부터 수형(가지와 잎 등 나무의 모양)까지 고려해 조성하는 만큼 미관과 기능이 뛰어나고 관리가 수월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계획’해서 조성하는 도시숲과 마찬가지로, 지역에 자연스럽게, 다만 조각조각 분포돼 있는 도시 내 산림에 대해서도 장기 유지·관리계획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구를 맡은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관계자는 “참나무·소나무 등 고유 식생을 보호하고, 점차 자연숲 비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도시 내 산림의 파편화가 심하면 침입종이나 외래종에 노출되기 쉽다. 도시 숲 확충과 함께 기존 산림을 유지(보호)해서 도시 전체 녹지 면적이 늘어나도록 하는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