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를 향한 외침 “우리는 프로!”

 

12~17세 22명 구성 뮤지컬 ‘어린왕자에게’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협업 ‘남다른 스케일’

 

‘…음악대’·‘오작쓰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지난 23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개최된 부평구문화재단 ‘꿈을 담다’의 아동·청소년 뮤지컬 ‘어린왕자에게’ 공연 모습. 2024.11.23 /부평구문화재단 제공
지난 23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개최된 부평구문화재단 ‘꿈을 담다’의 아동·청소년 뮤지컬 ‘어린왕자에게’ 공연 모습. 2024.11.23 /부평구문화재단 제공

인천 부평구문화재단이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정받아 추진하고 있는 ‘문화도시부평’의 비전은 ‘삶의 소리로부터 내 안의 시민성이 자란다’입니다. 그 비전에 따른 핵심 과제는 ‘시민 주도의 문화두레 실현’이다.

문화도시부평 프로젝트는 비전과 핵심 과제를 바탕으로 2021년부터 5년 동안 음악도시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비전과 핵심 과제를 직접 보여주는 대표적 사업이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뮤지컬 교육을 받고 공연까지 올리는 예술 교육 프로그램 ‘꿈을 담다’이다. 올해로 3년차 사업이다.

올해 ‘꿈을 담다’에서 만들어낸 꿈의 무대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각색한 뮤지컬 ‘어린왕자에게’다. 지난 23일 오후 5시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공연했다.

‘꿈을 담다’ 팀은 인천에 사는 12~17세 아동·청소년 22명으로 구성됐다.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임일진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고, 인천대 일반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 과정에 있는 이수현·이예진·박소현·박수정·조현진 씨가 강사를 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한정숙 음악감독이 뮤지컬 음악을 완성했다.

‘꿈을 담다’에 참여한 아이들 대다수는 뮤지컬 배우 혹은 배우가 꿈이라고 한다. 대중에게 워낙 인기 있는 공연 예술 장르인 뮤지컬을 배우고 싶다면 사설 학원도 많지만, ‘꿈을 담다’는 스케일부터 여타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인천대 공연예술학과와의 협업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전문 창작 과정을 거치며, 강사로 나선 인천대 대학원생들도 서 본 경험이 적다는 323석 규모 달누리극장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에 앞서 지난 21일 저녁 부평아트센터 첫 무대 리허설 현장부터 찾았다. 세트와 조명이 모두 준비된 무대에서 공연 의상까지 갖추고 리허설에 나선 아이들의 표정은 다소 긴장돼 보였다. “우리는 프로!”라고 파이팅을 외친 후 군무 장면을 선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로 프로 배우 같았다. 예술감독을 비롯한 연출진도 진지하게 아이들의 리허설을 보며 배우의 동선과 조명까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지난 7월부터 5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어린왕자에게’의 허영쟁이 역을 맡은 김수하(부마초 6학년)양은 “처음에는 잘 모르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런지 호흡이 잘 안 맞는 것 같기도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호흡이 잘 맞게 되고 점점 나아졌다”며 “이전엔 노래와 연기를 잘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경험으로 배우라는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통 교육·공연제작 프로그램에선 초등·중등·고등 등으로 연령대를 좁혀 나누게 마련인데, ‘꿈을 담다’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섞여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개인별 성장 차이와 관점의 차이를 존중하는 공동체 관계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한다.

그렇게 배우 각자의 이야기를 담기도 한 ‘어린왕자에게’가 꿈처럼 펼쳐졌다. 실수 하나 없이 완벽하게 소화한 무대를 향해 극장을 찾은 가족, 친구를 비롯한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여우’ 역을 맡은 막내 배우 장유은(부평동초 5학년)양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다 보니 실수를 했어도 더 박수를 쳐주고 더 응원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뮤지컬 배우가 꿈이다. 꿈을 위해 한 발짝 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고 어른스럽게 소감을 말했다.

부평구문화재단은 ‘문화도시부평’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역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기타, 바이올린, 보컬 등 음악을 가르치는 ‘꿈꾸는 음악대’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20여명의 아이들이 올 한 해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연주 발표회를 조만간 가질 예정이다.

아이들만 꿈을 꾸는가, 어른들도 꿈이 있다. 만 60세 이상의 지역 주민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노랫말을 써서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시니어 작사가 프로그램 ‘오작쓰작’도 올해 3기 작사가들을 배출했다. 활발히 활동하는 뮤지션의 도움으로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이 쓴 진한 가사가 일품인 곡들이 1~3기를 거쳐 나왔다. ‘문화도시부평’의 교육 프로그램 결과들은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가 오는 30일까지 부평생활문화센터 다목적실에서 진행하는 시민참여 공유전시 ‘사운드에 적힌 기억들’에서 만날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