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수궁가… 한층 더 세련된 춤짓으로 국립극장 종횡”

 

“3년간 물올라, 보다 웅장한 느낌 선사”

장지영·유나외 토끼역… 자라역 영입

내달 6~7일, 풍성한 무대로 관객 만남

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시립무용단 제공
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시립무용단 제공

판소리 ‘수궁가’가 무용극으로 탈바꿈한 인천시립무용단의 대표작 ‘워터캐슬(Water Castle) - 토끼탈출기’가 오는 12월 6일과 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2022년 인천문화예술회관 초연과 지난해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재연을 거쳐 상징적인 무대인 국립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낼 당시인 2013년 선보인 작품 ‘묵향’으로 거의 매해 국립극장 무대에 섰다. 10년 동안 10개국에서 47차례 공연을 가진 ‘묵향’의 10주년 기념 공연도 지난해 국립극장에서 치렀다. 그러나 인천시립무용단의 국립극장 공연은 아주 오랜만이다.

지난 20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실에서 만난 윤 감독은 “‘워터캐슬’이 지난 3년 동안 세련되지기도 했고, 무용수들도 이제 능숙해지기도 해서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인천시립무용단은 전국의 국·공립 무용단 가운데 1순위다. 어차피 중앙 무대에서 그 실력을 보여줄 거라면 국립극장에서 공연해야 했다”고 말했다.

올해 공연은 무대가 커진 만큼 출연하는 무용수가 늘었다. ‘묵향’을 제외하곤 공연에서 영상 작업을 잘 활용하지 않는 윤 감독이 수중 용궁과 산속의 차이를 부각하고자 영상을 조금 더 보완했다. 기존 공연보다 웅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스케일도 커졌지만 오랜 연습을 거친 무용단원들의 기량이 향상돼 무대를 휘어잡는 능력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더 웅장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판소리 5대가를 우리나라의 중심적 이야기이자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워터캐슬’은 이러한 윤 감독의 오랜 생각을 현실화한 작품이다.

윤 감독은 “무용극은 춤짓으로 드라마를 쓰는 것인데, 그 내용 안에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몸으로 말하는 기승전결이 다 있다”며 “전통무용을 기반으로 발레나 현대무용 동작에서도 한국적 표현을 뽑아내 컨템포러리화(현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육중한 테이블이 20m 대극장을 종횡하고, 그 속에서 무용수들은 현란한 테크닉과 묵직한 군무를 펼친다. 안무뿐 아니라 이야기도 ‘수궁가’의 자라가 용궁이 아닌 주식회사 ‘워터캐슬’의 말단 직원으로 재해석했다. 원작의 풍자와 해학도 고스란히 가져간다. 스타일과 개성이 확연한 주역 무용수들의 연기는 또 다른 볼거리다. 6일 공연은 유나외(토끼)·김철진(자라)·박성식(용왕)이 출연하고, 7일 공연은 장지영(토끼)·김기범(자라)·박성식이 나선다.

윤 감독은 “토끼 역은 장지영과 유나외가 맡았는데, 장지영은 무대에 나오는 순간 토끼 그 자체이고, 유나외는 캐릭터를 똑 따먹는 보배 같은 단원”이라며 “두 토끼의 색깔이 전혀 달라 비교하는 맛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라 역으로 새로 영입한 김기범은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안은미 컴퍼니에서 10년 가까이 현대무용을 한 독특한 이력으로 이번 새로운 행보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윤성주 감독은 “제가 인천시립무용단원들을 이끌고 국립극장으로 가는 것이지만, 작품 자체는 제가 만든 작품이니, 인천시립무용단이 궁금하고 윤성주가 이번엔 뭘 했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보러 왔으면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판소리 5대가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