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1심 징역형 집유 이어

‘선고 1승1패’ 위기 딛고 기사회생

민주당, 반격 기회로 전력 다할 듯

 

李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

김동연 “먼지털이 수사에 경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4.11.25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4.11.25 /연합뉴스

사법리스크 현실화로 위기에 몰렸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사회생했다.

앞선 공직선거법 1심 판결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유죄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던 위증교사 1심 선고에서 되레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다.

이날 판결로 이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위기론’ 여파는 잠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남아 있는 재판들이 여럿 있어 사법 위기론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이날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대표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에 대해 통화에서 위증을 요구한 대화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위증을 하도록 결의하게 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도 보기 부족하다고 봤다.

선고 결과만을 보면 이 대표는 이날까지 ‘1승 1패’를 기록했다. 향후 선거에서 승률 누적을 어떻게 기록해 가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대권 행보와 정치권 분위기까지도 함께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물밑에서 나오는 ‘이재명 플랜B 필요성’에도 목소리의 높낮이가 재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대표가 재판 중이거나 준비 중인 재판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북 송금 의혹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이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도 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관광호텔 개발 특혜 의혹(수원지검 성남지청) ▲대장동 428억 약정 의혹(서울중앙지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재판거래 의혹(서울중앙지검) 등도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일단 이번 선고를 반격의 기회로 삼으면서 공직선거법 1심 결과를 뒤집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을 피할 수 있는 벌금형 100만원 미만으로 낮춰야 해 민주당 입장에선 총력 대응이 불가피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25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25 /사진공동취재단

공직선거법은 원칙대로라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최종 판단이 내려지게 된다. 만일 대법원에서 1심 선고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1심에서 피선거권 10년 제한, 동시에 민주당은 434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반납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무죄 판결을 받고 기자들과 만나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그 과정이 참으로 어렵고 길긴 하지만 창해일속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이야 큰 바닷속의 좁쌀 한 개에 불과하지 않겠나”라며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 이렇게 정부여당에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의 플랜 B로 주목받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판결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상식적인 결과이다. 다행이다”라며 “검찰의 별건 수사, 먼지털이 수사에 경종을 울렸다”고 밝혔다.

/오수진·이영지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