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화성파크드림시그니처’ 4개월만에 5억→4억8500만원 되레 하락

대출 규제에 거래 실종… 동탄 흐름 비교하면 배후 수요 부족도 영향

파주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경. 2024.11.25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파주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경. 2024.11.25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파주~서울역 구간이 내달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기점이 될 파주 운정신도시 집값은 잠잠한 모양새다. GTX-A노선 동탄~수서 구간 개통을 앞두고 동탄역 일대 집값이 상승세를 보였던 화성신도시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운정화성파크드림시그니처’ 전용면적 84.99㎡ 12층 주택이 중개거래를 끼고 4억8천5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동일면적·동일층의 직전거래는 지난 7월 5억원으로, 4개월만에 매매가가 1천500만원 내렸다.

파주시 목동동에 위치한 해당 단지는 지난 2020년에 입주한 신축 아파트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풀려 집값이 뛰던 부동산 급등기와 고금리에 거래가 잠겨 집값이 내리는 하락기를 모두 겪었다.

이곳 전용 84.69㎡ 실거래가 흐름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0년 6월 4억3천700만원(11층) 최초 거래를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5억5천만원(7층)에 실거래, 5개월 만에 매매가가 1억원 넘게 뛰었다. 상승세는 이어져서 2022년 2월 9억5천만원(25층)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초 거래가 대비 117.4% 상승한 셈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해당 단지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해 2022년 8월 5억원(5층)으로 내린 뒤 2023년 3월 4억7천500만원(5층), 2023년 8월 4억7천만원(16층)에 손바뀜했다. 올해 들어선 4억7천800만~5억2천만원 수준에 실거래되고 있다.

GTX 운정중앙역과 가까운 단지에서도 오름세는 관측되지 않는다. 일례로 동패동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 84.95㎡의 경우 지난달 19일 7억1천500만원(6층)에 매매가 성사됐다. 동일면적 비슷한 층의 이전 거래는 지난 7월 7억5천만원(3층)으로, 3천500만원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9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서 거래가 잠겼다고 입을 모은다. 운정신도시 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8월까지는 저가 위주로 매물이 소진됐는데, 9월부터 대출이 막히면서 거래도 사라졌다”며 “매수 문의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이 다음 달 말 개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운정중앙∼서울역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4.11.20 /연합뉴스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이 다음 달 말 개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운정중앙∼서울역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4.11.20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배후 수요가 중요하다고 봤다. 경기남부에 위치한 동탄은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일정 수요가 꾸준하지만, 파주는 수요를 창출하는 기능이 부족해 동일한 교통호재에도 동탄과 운정의 부동산 흐름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GTX는 부동산 가격 상승 여력이 있는 호재이지만, 파주는 배후세력이 부족해 다른 지역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9월 대출 규제 영향, 가격이 과거보다 많이 상승했다는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