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인천도시公 구상 달라
북광장 인근도 주민 반발 ‘백지화’
“市, 정부 국책사업 지원” 목소리

동인천역 일대 개발을 두고 ‘오락가락 행정’이 이어지면서, 정부로부터 인천시가 공신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동인천역의 남과 북을 ‘보행자 전용 통로’로 잇겠다는 내용의 민간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내달 ‘민간사업자’ 선정 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인천도시공사는 보행자 전용 통로가 아닌, 차량이 다니는 ‘관통도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담아 용역을 추진하면서 동인천역 일대 개발 사업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동인천역 일대 개발을 둘러싸고 정부 방침과 엇갈리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초 국가철도공단은 오는 2026년께 동인천 민자역사 건물을 철거할 계획으로 민간제안 공모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인천시가 지하도상가 불법전대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지하도상가의 사용·수익허가 기간을 연장하는 바람에 동인천 민자역사 철거 시점은 2028년 6월 이후로 늦춰졌다.(7월5일자 1면 보도)
동인천역 북광장 인근도 마찬가지다. 동인천역 북광장은 2020년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고, 인천시는 ‘동인천역 2030 역전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동구의회와 동구 주민, 송현자유시장 등의 반발이 일면서 인천시는 지난해 해당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결국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철회’ 수순을 밟았고, 그 과정에서 인천시는 이미 집행된 국비 20억원을 반환하는 절차를 거쳤다.
동인천 민자역사 ‘상시 협의체’ 구성을 주도하는 등 민자역사 철거에 앞장선 지역 정치권은 인천시의 엇박자 행정을 질타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은 “동인천역 일대 개발은 민자역사 철거에서 시작된다. 민자역사가 철거되면 주변 개발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인천시가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계속 정부 사업과 결을 다르게 한다면 정부가 인천시를 지원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의 독자적 개발 권한도 중요하지만, 인천시가 정부 국책사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철회하고 국비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표면상 인천시가 페널티를 받은 건 없고, 인천시 외에도 타 지역 역시 뉴딜사업 철회를 추진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동인천역 일대 개발과 관련해서는 협의체를 통해 꾸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