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빠져 한글 관심… 경험·정보 공유하고파”

 

베트남서 한국어 전공, 이민 14년차

중기 제품홍보·통역·언어코치 활약

한부모 가정·중도입국자녀에 도움

인천 남동구의 결혼이민여성들이 모인 ‘글로벌 소셜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단비씨는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중도입국자녀 등에게도 다양한 경험과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2024.11.22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인천 남동구의 결혼이민여성들이 모인 ‘글로벌 소셜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단비씨는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중도입국자녀 등에게도 다양한 경험과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2024.11.22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인천 남동구에는 결혼이민여성들로 구성된 ‘글로벌 명예 소셜 기자단’이 있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 출신으로 구성된 이 기자단은 남동구에서 열리는 행사, 여러 정보들을 모국의 언어로 번역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부터 글로벌 소셜 기자단에 합류해 지역 소식을 베트남어로 널리 알리고 있는 이단비(38)씨는 한국에 온 지 14년 된 결혼이민자다. 그는 이달 초에 확장 이전한 남동구가족센터 개소식을 SNS 라이브 방송으로 홍보했다. 이씨와 같이 한국에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 베트남에 살고 있는 이씨의 팔로워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앞서 지난 9월 열린 소래포구 축제에서는 중소기업 제품 홍보, 통역까지 도맡았다.

이씨는 남동구가족센터에서 이중언어 코치로도 활약 중이다. 그는 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이민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 등 유용한 정보도 베트남어로 공유한다. 이달에는 인천시의 아이 꿈 수당 신청 정보를 베트남어로 번역해 홍보했다.

이씨는 베트남 출신 이민자들을 도울 수 있어 뜻깊다고 했다. 그는 “제 SNS를 보고 베트남에서 온 한부모 가정의 아이엄마가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아이의 한국 적응을 위한 언어 교육도 안내해줬다”며 “한부모 가정,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정책을 안내해줘서 고맙다는 따뜻한 감사 인사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베트남 호찌민시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그는 K-pop의 인기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시절에 차인표 배우가 출연한 ‘별은 내 가슴에’를 보고 한국 드라마에 푹 빠지게 됐다. 한글에도 관심이 생겨 전공까지 한 이씨는 남편과 결혼 후 한국에 귀화했고, 현재 삼남매를 키우고 있다.

“귀화할 당시 인천 이씨로 성을 받았다”며 자신이 인천 사람이라는 이씨. 그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아이들이 한국어와 베트남어, 두 나라의 문화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숨길 필요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씨는 앞으로도 글로벌 명예 소셜 기자단으로서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결혼이민자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중도입국자녀 등에게도 다양한 경험과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다”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기자단의 활동이 주변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