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강남’ 불구 집값마저 흔들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럭스SK뷰

최대 5천만원 ↓… 대출규제 영향도

수도권 아파트 매물 3년만에 ‘최다’

송도국제도시 전경. /경인일보DB
송도국제도시 전경. /경인일보DB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국제도시에도 분양가에 ‘마이너스 프리미엄’(마이너스피)이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하면서 송도국제도시 집값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4차’는 분양 당시(2022년) 가격보다 1천만~3천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일부 가구는 분양가(8억6천900만원)보다 3천만원 가량 낮은 8억원 초반대에 매물이 나왔다.

내년 3월 입주하는 ‘송도럭스SK뷰’도 1천만~5천만원의 마이너스피가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에 있는 ‘송도자이더스타’ 역시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비슷한 가격의 마이너스피가 붙은 채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4차와 송도럭스SK뷰, 송도자이더스타는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22년 분양한 아파트 단지다. 당시 3.3㎡당 2천만원 중반대로 가격이 결정되면서 고(高) 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이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해당 단지들의 가격이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지면서 마이너스피를 붙여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해당 단지들의 분양가(84㎡)는 8억원 후반대였지만, 같은 면적의 인근 신축 단지 시세는 현재 7억원 후반~8억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대출 규제가 심해진 것도 마이너스피 거래가 많아진 이유로 꼽힌다. 최근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과 수도권 주택 대출 요건 강화 등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송도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상담을 하러 오는 고객들이 많지만, 대출 문제 때문에 계약을 못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기존에 살던 집을 팔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마이너스피를 붙여 내놓는 사람도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인천과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가파르게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27일 기준 매물은 29만7천468건으로, 아실이 데이터를 공개한 2021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매물 적체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마이너스피 매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인만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인천지역은 내년까지 공급 물량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매물들은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마이너스피가 붙은 아파트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