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봉 용인소방서 화재예방과장
이기봉 용인소방서 화재예방과장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특히 요양원, 어린이집, 복지관 등 노유자시설에서는 화재 예방과 안전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몸이 불편하거나 대피가 어려운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 예방의 첫걸음은 소방시설 점검이다. 화재경보기, 스프링클러, 소화기 등 주요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비상구는 물건으로 막혀 있지 않도록 항상 비워두고, 대피로를 알리는 표지판은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준비만으로도 긴급 상황에서 대피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난방기기와 전기 설비 관리도 중요한 부분이다. 전기장판이나 히터, 열선 등은 화재 위험 3대 제품으로 꼽힌다. 이런 기기를 사용할 때는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 없는지 확인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꼭 차단해야 한다. 노후된 전기 배선은 정기적으로 점검하거나 교체하여 화재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 발생 시 혼란을 줄이기 위해 평소 대피 훈련과 안전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입소자와 종사자는 비상구와 대피 경로를 미리 숙지하고 훈련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대피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며 손수건이나 옷으로 입과 코를 가려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효율적인 대피를 위해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화재를 알리는 ‘통보반’, 이동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대피반’, 초기 화재를 진압하는 ‘소화반’, 모두가 안전하게 대피했는지 확인하는 ‘상황반’ 등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노유자시설은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가 클 수 있는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불조심 강조의 달’을 계기로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해 각 시설이 안전 수칙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철저한 준비와 작은 관심이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기봉 용인소방서 화재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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