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뢰 얻지 못하면 정치 바로설수 없어
논란 자초한 김여사, 대내외 활동 중단하길
尹, 관련 논란 종식시키고 악순환 끊어내야
국민 비판 외면하지 않고, 변화의 결단 필요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산적한 국정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많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국민 지지도가 형편없이 낮은 데 대해 자신의 공을 몰라준다며 불만이 많으실 것이다.
사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만 보자면 인사 비리나 이권 개입, 특혜 조치 등 독직 사건에 연루된 것이 없다. 또 한일 관계 복원, 한미 동맹 강화, 확고한 국방·외교 정책, 뚝심 있게 진행하는 4대 개혁 과제 등은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 많은 성과가 어떤 특정 사안에 의해 묻혀 버린다면 대통령에게도, 국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문제의 출발점은 ‘김건희 여사’라는 것이 일반적 여론이다. 논문 표절, 학력 위조, 주가 조작, 명품백 수수, 공천·국정·인사 개입 등 각종 의혹·논란과 최근 부끄럽고 지저분하게 엮여지는 명태균 사건 등이 그렇다. 이로 인해 지금 나라 밖은 전쟁과 자국 우선주의의 거대 정부가 들어서 그나마 지탱되던 경제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북한은 연일 더 거칠어진 욕설과 방법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이를 강 건너 남의 일인 듯 서울 광화문 거리는 시장통이 되어 파랗고 붉은 깃발로 물들이며 서로 멱살잡이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수 집단은 시국 선언을 비롯해 민심 이반 현상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이 무슨 변명할 가치가 없는 국력 낭비인가.
그동안 각종 언론 보도나 여론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먼저 해야할 일은 가장 가까이에 있다. 바로 김 여사와 관련된 논란을 종식시키고 김 여사와 연루되었거나 의심이 가는 모든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 버리는 일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선 변화의 결단이 필요하다. 법에 위배되지 않으니 문제되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 정서를 깔보는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 존경받는 국가지도자 아닌가. 또 도덕적이라면 누구보다 가장 고도의 도덕성을 지녀야 하는 것이 대통령과 그 가족의 기본 자질 아닌가. 논란을 자초한 김 여사는 어떤 조건을 붙이지 말고 대내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의 대동 화합을 바라는 소시민으로서 김 여사에게 대통령 임기 중 소록도에 가서 자원봉사 활동을 할 것을 제안한다. 화장을 지운 김 여사가 소록도에서 소외받고 외로운 국민들을 위해 땀 흘리며 봉사하는 모습이 비쳐질 때 국민들은 그 진정성을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오직 공정, 정의, 상식에 의한 국정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처참하게 떨어진 국민 신뢰가 회복되고 감동과 긍정적 평가를 얻을 것이다.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일이다.
과거 당 태종에게 올린 위징(魏徵)의 십사소(十思疏)가 있었고, 김흔(金흔)의 십사소도 있었으며, 구한말 나라가 풍전등화일 때 낙향한 선비 황현(黃玹) 또한 언로 개방, 인재 발굴 등을 촉구하는 시무십조(始務十條)를 올렸다. 비록 황현의 충소(忠訴)처럼 그 충정이 저 꼭대기에 전달이 안 되었다고 없었던 것이 아니니 민심은 바로 천심이다. 곧 민무신불입(民無信不立)이다. 무기나 식량보다 무서운 게 민심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는 정치가 바로 설 수 없음이다.
2021년 런던 킹스 콜리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정당 갈등은 91%로 세계 평균 69%를 훨씬 웃돈다. 우리나라 발전의 가장 큰 장애는 성별이나 나이 갈등이 아니라 정당과 이념의 갈등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보다 더한 갈등이라도 포용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왼손과 오른손이 다 필요하듯 큰 그릇 속에 담아야 한다. 왜? 대통령이니까 말이다.
원로를 대함에, 국민을 대함에 있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고개 말고 허리를 조금 더 숙이시라. 생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 대화하며 됨됨이를 짐작할 기회가 없는 국민들은 언론이나 TV에 비치는 대통령의 어투와 행동으로 평가하게 된다. 국민의 불안과 불신이 어디에서 오는지 대통령께서는 경계해야 한다. 지지하는 자들만의 아버지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아버지로 신뢰받는 길은 비판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명예회장·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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