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남산교회 소속… 교회재판 회부
“부정적 보는 것 성숙한 시민으로서도 옳지 않아”

“모두를 평등하게 사랑하자는 것이 기독교 핵심 정신이에요. 무작정 성소수자들을 혐오하기보다는 기독교인들도 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입니다.”
인천 강화군에 있는 남산교회에서 지난 27일 만난 윤여군(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사진) 목사는 “성소수자의 삶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성숙한 시민으로서도 옳지 않은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목사는 성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했다가 교회 재판에 넘겨졌다. 그를 포함한 감리회 소속 목사 6명은 올해 6월 열린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거행했다가 고소당했다.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범과(범죄)로 규정한 감리회 ‘교리와 장정’ 3조 8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윤 목사는 2019년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축복식에 참여했다가 출교 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감리회 경기연회)에 대한 연대 의미로 축복식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감리회 경기연회는 이 목사에게 2년 정직 처분을 내렸다가, 이후에도 이 목사가 세 차례 성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하자 출교를 선고했다.(9월2일자 6면 보도)
윤 목사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에게 목사가 축복을 기원한 것이 교회 재판에 회부되고 출교 처분까지 내려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목사의 용기에 힘을 싣고, 동성애와 관련한 ‘교리와 장정’에 대해 기독교 구성원들이 다시 한번 고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축복식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열린 감리회 중부연회 재판위원회 1차 공판에서 윤 목사는 고소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공소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에는 고소인, 피고소인과 같은 지방회에 속한 목사가 포함될 수 없다는 규정을 중부연회가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서울연회 재판위원회는 윤 목사와 함께 축복식에 참여한 서울 맑은샘교회 홍보연 목사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윤 목사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 달 2일 진행될 예정이다.
윤 목사는 인천지역 기독교인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연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도움을 주고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기독교인, 시민사회단체의 관심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며 “이번 일이 교회 공동체와 지역사회에 울림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