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쪽 영하 40℃ 공기
따뜻한 수증기 만나 ‘눈구름’
11월에 이례적으로 수도권 전역에 눈 폭탄이 쏟아진 건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점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상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2℃ 높아 다량의 수증기가 발생하고 있는데, 한반도 북쪽에서 하강하는 영하 40℃ 이하의 차고 건조한 공기인 절리저기압과 따뜻한 수증기가 만나 강한 눈구름대가 형성됐다. 해안 근처에서 강하게 발달한 이 눈구름대는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수도권으로 상승 유입되며 많은 양의 눈을 쏟아냈다. 이 같은 눈구름대는 향후 다시 한반도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29일 낮부터 수도권에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서해상의 해수면 온도는 올여름 무더운 날씨로 상승했는데, 겨울이 됐음에도 따뜻한 해수면 상태가 현재까지 유지돼 폭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폭설에 다수의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도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눈구름대가 무거운 눈인 ‘습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습설은 건조한 눈인 건설과 비교해 2~3배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해수면 온도가 올라간 상태가 지속된다면 폭설이 또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겨울 폭설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도 “높은 해수면 온도는 막대한 양의 수증기를 내뿜기 때문에 대기 조건이 맞으면 언제든 폭설이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