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관련 입법 등 민주 주도로

당내 체포동의안 부결 비난 자초

 

국힘 “입맛대로 법을 뜯어고쳐”

권한쟁의·위헌심판청구로 맞서

28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설특검 후보 추천 관련 규칙 개정안(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4.11.28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설특검 후보 추천 관련 규칙 개정안(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4.11.2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상설특별검사를 임명할 때 여당 후보의 추천권을 배제하는 국회 규칙안을 거대 야당 주도로 의결하고, 한 차례 거부권이 행사된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재차 의결함으로써 연말 정국이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의 예산심사 법정 기한이 지나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되지 않게 하는 국회법 개정안과 청문회 불출석시 동행명령장을 내릴 수 있는 국회 증언·감정법(증감법) 개정안도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였지만, 정작 뇌물 수수 혐의와 총선 경선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자당 소속 신영대(전북 군산·김제·부안갑)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부결시켜 비난을 자초했다.

여권에서는 “거대 야당이 수적 우위로 입맛대로 법을 뜯어고쳤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양곡관리법, 국회법 등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를 건의하고, 상설특검추천 방법을 수정한 규칙 개정에 대해서는 권한쟁의 및 위헌심판청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이나 친인척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여당을 배제한 채 상설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281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02명으로 야당 주도로 가결 시킨 것이다.

쌀값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 또는 폭등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법 개정안도 야당 주도로 의결됐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바 있다. 재석 254명 중 찬성 173명, 반대 80명, 기권 1명으로 통과시켰다.

양곡법과 함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도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예산안 관련 입법도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 민주당은 국회의 예산심사 법정 기한이 지나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되지 않게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여당의 반대 속에 처리했다. 정부·여당은 이 개정안이 국회 선진화법 도입 취지를 무력화하고 조세법률주의 원칙을 위배한다며 법안 처리를 반대했지만, 야당이 국회의 예산 심의 의결권 강화를 내세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그러나 뇌물 수수 혐의와 총선 경선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소속 신영대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은 부결시켰다. 가결 요건인 재석 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인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95명 중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됐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