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역 눈덩이 피해로 복구 ‘진땀’

건물지붕 무너진 전통시장은 망연자실

지자체들 총력 대응, 일상 회복 안간힘

지난달 말 이틀에 걸쳐 수도권을 강타한 폭설로 구조물 붕괴 등 도내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지만, 눈이 워낙 많이 온 탓에 복구가 더뎌 일상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폭설로 아케이드 지붕이 무너진 의왕시 도깨비시장에서 ‘12월 2~3일경 영업을 재개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4.1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달 말 이틀에 걸쳐 수도권을 강타한 폭설로 구조물 붕괴 등 도내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지만, 눈이 워낙 많이 온 탓에 복구가 더뎌 일상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폭설로 아케이드 지붕이 무너진 의왕시 도깨비시장에서 ‘12월 2~3일경 영업을 재개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4.1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눈은 그쳤지만 부러진 나무에 보행로가 막히고 신호등은 고개를 숙였으며 집에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만 수백명에 달하는 등 경기도 전역이 여전히 ‘폭설 후유증’을 앓고 있다. 주말 새 도내 곳곳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졌으나, 일상이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일 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시설 피해 건수는 총 2천930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비닐하우스와 축산시설 붕괴로 인한 피해가 1천868건(63.8%)으로 대다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정오께 의왕시 삼동 부곡 도깨비시장에선 무너져 내린 아케이드 철골을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채소가게 직원 김안순(62)씨는 “우리가 납품을 못하면 인근 가게가 장사를 못하기 때문에 대파라도 보내야 한다”며 대파 포장에 여념이 없었다.

건물 지붕이 무너져 내린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주말 내내 응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지만,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붕 붕괴로 시장 내부의 과일과 채소 등을 건지지 못해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게 된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로 한숨만 내쉬고 있다.

도내 도심 곳곳에서는 신호등이 말썽이었다. 수원과 용인 등지에선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인 신호등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수원 영통구 한 사거리에선 신호등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한때 교통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차도뿐 아니라 보행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용인 수지구의 한 주거단지에는 폭설로 부러진 나무들이 보행로 곳곳에 있었다. 여전히 쓰러질 듯한 나무도 있어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미숙(48)씨는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 등하굣길인데 언제 인도를 덮칠지 모르는 나무들이 보여 걱정된다”고 말했다.

폭설 당시 대피했던 823명 중 407명은 귀가한 상태지만, 절반가량인 416명은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거용 비닐하우스에 거주해 왔다.

순식간에 발생한 피해에 비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구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지만, 도내 각 지자체는 총력 대응을 선포하며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왕시는 2일부터 도깨비시장 정상영업이 가능하도록 철거·전기업체 4곳을 투입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안양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매 등 유통 기능을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임시 경매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재산피해액이 수백억원대로 집계된 평택·안성시와 도내 가장 많은 눈이 쌓인 용인시는 지자체만의 힘으로는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황성규·김지원·목은수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