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마무리에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무리수 목청
업계도 인천공항 허브 제격 입모아
“市 차원 적극 대응 나서야” 지적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마무리 절차에 접어들면서 이들 산하에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을 두고 부산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하거나 통합 LCC의 본사를 부산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것인데, 인천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과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등 부산 지역 시민단체는 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에어부산을 인천공항에 내어주게 되면 현재 진행 중인 가덕도 신공항의 성공적 건설은 차질이 불가피하며 지역 거점 항공사로서의 정체성 상실과 성장동력의 버튼이 꺼지면서 지역경제도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사회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 통합 작업에서 에어부산은 분리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가덕도 신공항 거점 항공사를 만들려면 에어부산을 분리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선 경제적 부분을 고려하면 통합 LCC는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을 모두 통합하면 제주항공을 넘어 국내 LCC 1위가 될 수 있지만, 에어부산을 분리하면 제주항공을 앞지르지 못해 합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3개 회사를 모두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항공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정비와 마케팅 등 3개 회사에서 별도로 진행하던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 수요가 많은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해야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허브로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통합 LCC는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분리 매각도 가능하겠지만, 현재는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안다”며 “회사가 계속 존속하려면 3개 LCC를 통합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전 세계 다른 항공사들과 경쟁하려면 정치적 논리가 아닌 경제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통합 LCC를 인천에 유치하려면 인천시 등에서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지금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