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갯벌은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기착지이자 물새 번식지
대규모 매립으로 위기 있었지만
인천경제청 보완·회복사업 시작
자연과의 공존… 시민 지지 중요
송도 매립 30주년, 송도국제도시는 그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첨단 비즈니스 도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송도는 이제 단순히 개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송도 갯벌은 호주와 러시아를 아우르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이자 저어새 등 주요 멸종위기 물새들의 번식지를 부양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시작된 대규모 매립사업으로 대부분의 갯벌이 사라지며 물새 서식지가 크게 감소됐다.
2009년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생태계 보고인 송도 갯벌을 보존, 관리하며 뛰어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상을 시작했다. 이에 송도 11공구 매립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결과, 물새 서식지 복원 사업인 ‘송도 조류 대체서식지 조성’이 계획됐다. 사업의 전체 범위는 11공구 및 주변 습지를 포함한다. 주요 목표는 송도 갯벌의 물새 서식지 기능을 보완·회복하기 위한 대체 습지 조성을 포함하는 ‘물새 생태공원’ 조성이다.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11공구 매립 진행에 따라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11-2공구 남동산업단지 방향 북측부지에 물새 만조휴식지 기능의 얕은 개활습지 형태의 대체습지와 습지센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2단계는 11-2공구와 11-3공구를 걸쳐 동측 호안 녹지축을 따라 조성된다.
1단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기본계획은 2023년 12월 완료됐으며 11-2공구 기반시설 조성과 함께 설계 및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2030년경 완공이 목표다. 2단계는 11-3공구가 매립 진행 중으로 매립 및 도시계획 진행에 따라 기본계획 변경과 설계가 진행된다. 1·2단계를 거쳐 생태탐방로, 조류탐조대, 갯벌체험시설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송도 조류대체서식지 조성사업은 송도갯벌을 포함해 주변 물새 서식지의 생태 보전 관리와 시민들을 위한 자연의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송도에 도래하는 멸종위기종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 다양한 물새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지역 고유의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도록 조성·관리될 것이다. 더불어 습지 센터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을 체험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및 체험 기회와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해외 많은 국제적인 도시들도 이와 유사한 사업을 통해 자연과 개발의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 도시를 실현해 냈다.
‘홍콩 습지 공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홍콩은 갯벌 람사르습지인 마이포 습지 배후에 틴수이와이 뉴타운 개발시 습지손실에 대한 보상과 완충지역 목적으로 61㏊에 달하는 면적을 할애해 인공생태습지를 조성했다. 습지공원 양쪽에 연안과 도시 지역을 접하고 있으며, 서쪽은 초고층주택이 병풍처럼 습지를 감싸고 있다.
2006년 개장한 후 오늘날 연간 44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국제적인 생태관광 및 환경 교육의 허브이자 물새 보호의 세계적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싱가포르의 ‘순게이블로 습지보호구역’도 싱가포르 생태 보전의 상징이 됐다.
이들은 도시 속에서도 자연을 보존하며 시민들에게 생태 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성공적인 사례다. 고도로 도시화된 지역에서도 도시와 자연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송도는 첨단 도시면서도 갯벌과 해안으로 둘러싸여 갯벌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들과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도요새 등 다양한 철새들을 볼 수 있고,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봄에 돌아오는 저어새의 멋진 번식깃과 아기새들을 키우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도시다.
송도는 이제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서 있으며, 송도 조류 대체 서식지 조성 사업은 그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이해와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송도의 미래를 위해 자연과의 공존을 고민하고, 그 가치를 존중하며 함께 만들어 가길 간곡히 청한다.
/최윤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환경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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