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에 살얼음 교통사고 주의보

 

기온 떨어지는 저녁·이른 아침 결빙

인천 매년 10건 이상… 치사율 높아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에 시민들의 차량이 세워 져 있다. /경인일보DB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에 시민들의 차량이 세워 져 있다. /경인일보DB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도로 위 ‘블랙아이스’에 대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블랙아이스(노면 살얼음)는 도로 위에 내린 눈이 녹아 아스팔트 틈새로 스며들었다가,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도로위에 얇게 얼어붙는 결빙현상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폭설 여파로 블랙아이스에 의한 다중 추돌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랐다. 모두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 시간과 이른 아침에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5시50분께 강원 원주 만종교차로에서는 차량 53대가 추돌했다. 이날 낮 동안 원주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제설 작업 후에도 낮에 내린 눈이 녹았다 다시 얼어붙으면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한 것이다. 이 사고로 11명이 다치고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지난 2일 오전 6시께 경기 안성에서도 차량 14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짙은 안개가 끼고 도로가 얼어붙어 있는 상태였다.

인천에서도 겨울마다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 2월8일 서구 청라국제도시역 인근에서는 주행 중이던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지난해 12월17일 남동구 만수동에선 차량이 얼어붙은 도로에서 미끄러져 전봇대에 부딪쳤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보면 지난 5년(2019~2023년) 동안 인천에서 매년 10건 이상의 서리·결빙에 의한 사고가 났다. → 표 참조

도로에 생긴 블랙아이스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9~2023년 전국에서 일반 교통사고 100건당 1.4명이 사망했는데, 결빙으로 인한 사고에서는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엔 도로 위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기를 반복해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쉽다. 겨울철 운전 전에는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평소에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고, 차량 점검을 수시로 해야 한다.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거나, 타이어에 뿌려 순간적 저항력을 높이는 ‘스프레이 체인’ 등을 구비하는 것도 좋다.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쉬운 교량, 터널, 굽은 도로 등을 지날 때는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눈이 내리거나 결빙이 생긴 도로를 운행할 때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또 급가속·급제동을 하지 않고 부드럽게 운전대를 조작해야 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겨울철 결빙이 생긴 도로 위에선 자동차의 제동 거리가 길어져 평소보다 차간 거리를 충분히 둬야 한다”며 “지자체는 상습 결빙 구간에 운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설제를 충분히 비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