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AIDT 과목 영어·수학·정보

빠른 피드백·맞춤형 수업 ‘긍정적’

“준비부족… 혼란 불가피” 의견도

정부가 내년부터 초·중·고교에 보급하기로 한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Artificial Intelligence Digital Textbook)를 지난 2일 공개하자,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내년 3월 새 학기에 도입되는 AIDT 과목은 영어·수학·정보다. 교육부는 초3~4, 중1, 고1을 시작으로 적용 학년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AIDT를 접한 인천지역 교사들은 교과서 내용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나, 시행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중학교 수학교사 A씨는 “AIDT가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기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문제를 틀렸을 때 피드백이 빠르고, 관련 문제를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학생들이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맞춤형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중학교 정보교사 B씨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워낙 많은 내용이 한 화면에 포함돼 있고 구성이 복잡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 C씨는 “영어 과목은 발음을 교정하고, 문법 등은 틀린 내용과 관련한 추가 자료를 빠르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했다.

다만 내년 새 학기에 AIDT를 도입하면 준비 부족 등으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교사들 의견이 많았다. A교사는 “최근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AIDT가 여러 종인데, 무엇을 채택할지 학교에서 결정이 안 된 상태”라며 “교사들도 교과서를 토대로 수업 계획을 짜야 하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서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AIDT는 모든 교사와 학생이 하나의 사이트에서 로그인한 뒤 자신이 교과서를 클릭해 들어가는 방식이다. B교사는 “최근 AIDT 연수에서 참여 교사들만 접속했는데 서버가 먹통이 된 적이 있다”며 “전국의 교사와 학생들이 하나의 사이트로 들어가는 구조인데,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 AIDT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선택 사항인 ‘교육 자료’로 활용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서울 광진구을) 의원은 AIDT를 교육 자료로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를 거친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AIDT 도입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과의존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AI교과서 거부 교사 선언’에 참여할 교사들을 3일까지 모집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