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맞물려 돌연 폐업 처리 포착

경기도 등 상위 조직 사실상 방치

새마을중앙회 ‘제식구 감싸기’ 해명

사진은 경기도새마을회 입구 모습.
사진은 경기도새마을회 입구 모습.

경기도새마을회가 특정 업체들과의 반복적 수의계약과 상근직원의 배우자가 연루돼 있는 등의 문제로 거듭 논란(12월3일자 7면 보도)의 대상이 된 가운데, 이번 사안과 연관된 업체에서 ‘흔적 지우기’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경기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처음 의혹이 제기된지 2주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 기관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경기도를 비롯해 상위 조직인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아무 조치도 없이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화 걸면 같은 회사… 경기도새마을회 직원 ‘일감 몰아주기’ 추가 의혹

전화 걸면 같은 회사… 경기도새마을회 직원 ‘일감 몰아주기’ 추가 의혹

시 해당 직원의 남편과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일 도새마을회가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직 상근직원의 남편이자 대행업체 대표 A씨 외에도 반복해서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가 한 곳 더 있다. 이 업체
https://www.kyeongin.com/article/1720803

3일 국세청에 따르면 도새마을회 현직 상근직원의 남편 A씨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B씨의 업체는 지난달 29일 폐업했다. 경인일보 취재가 시작된 시점과 맞물려 돌연 폐업 처리된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까지 업체 대표 B씨의 휴대전화로 등록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는 A씨의 업체 로고가 떠 있었지만, 관련 내용이 보도된 이후 사진은 삭제됐다. B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면 이날 오전부터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왔다.

상황이 이렇지만, 감시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9일 열린 도 행감에서 이 같은 의혹이 처음 불거졌으나, 2주가 지난 시점까지 당시 행감 대상이었던 도를 비롯해 새마을 관련 상위 조직에서도 별다른 움직임 없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의회 강웅철(국민의힘·용인8) 의원은 “다른 것도 아니고 도민의 세금을 받는 단체가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진행한다면 계속 지원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새마을회 지원 부서인 도 자치행정과는 도감사위원회와 함께 도새마을회의 수의계약 내역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가족 거래 자체가 상식에 반하는 일이고 도덕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조사 중 수사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고 판단되면 형사고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새마을중앙회는 가족이 연관된 업체와의 계약은 내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제 식구 감싸기’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새마을중앙회 감사실 관계자는 “중앙회와 도새마을회는 별도의 법인으로 자율성이 크기 때문에 중앙회 감사실의 영향이 크지 않고, 직접적인 제지를 하려면 객관적인 위법사항이 나와야 한다”며 “현재 단계보다는 도의 조사 결과 등 끝까지 상황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