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타당성 조사 결과 토론회’서 지적
“일부 후보지 형식적 제안” 市 의지 중요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이 조속히 건립되려면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은 물론,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부지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인천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는 3일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기념관 건립 후보지 선정을 두고 지역 민주화운동 관계자와 전문가, 시민 등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최근 인천연구원은 인천시 의뢰로 연구를 진행해 ▲월미공원 ▲자유공원 일원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옛 시민회관 쉼터 ▲인천명품관 ▲수봉문화회관 ▲인천뮤지엄파크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인천 북부근로자종합복지관 등 9곳을 기념관 후보지로 제시(11월15일자 3면 보도)했다. 이를 두고 토론자들은 일부 후보지가 형식적으로 제안되는 등 ‘인천시 추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창수 인하대 초빙교수는 “4년 전 인하대가 민주화운동기념공간 조성 관련 용역을 실시하고 후보지를 제시했을 때와 비교해 이번 보고서에서 진전된 내용이 없다”며 “인천시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성, 상징성, 접근성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즉시 건립이 가능한 부지’여야 한다”며 “인천시가 보여주기식이 아닌, 기념관 설립을 위해 더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광역시 중 독립된 기념 공간이 없는 지역은 인천이 유일하다.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기념관을, 대구시는 2·28민주운동기념회관을 두고 있다. 부산시는 1999년 부마민주항쟁 20주년을 기념해 민주공원 안에 기념관을 지었다. 울산시는 2022년 울산지역 민주화운동 사료를 보존·전시하는 수장고와 전시관을 개관했다. 대전시 3·8민주의거기념관도 바로 지난달 문을 열었다.
박인규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이) 절박한데 인천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기념관이 조성되면 이전이 매우 어려운 만큼, 기존 건물을 활용하기보다는 건축물 자체가 인천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담도록 기획돼야 한다. 예산을 이유로 댈 것이 아니라, 타 지역처럼 ‘신축’을 우선순위에 두고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