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새벽 1시 비상계엄해제 요구안 의결… 계엄군 철수
야권 ‘내란죄’ 정조준… 여권 합류 미정
국민들의 평범한 화요일 새벽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윤석열 대통령의 뜬금없는 계엄선포는 3일 오후 10시30분께 발표됐다.

이날 오후 여야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액예산안 의결을 두고 공방을 벌였고,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검사탄핵안을 비판한 검사성명을 낸 검사에 대해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그러면서도 한편 정무위원회에서는 사채업자에 대한 규제강화에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창원지검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김태열 씨 등이 구속 기소됐다는 소식이 퇴근길 라디오에서 속보로 흘러나왔다.
업무가 끝난 국회 기자들 사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가 있다며 대통령실을 썸네일로 한 생중계 URL이 뜬 것은 오후 10시11분께였다.
그로부터 10여분 뒤 등장한 윤 대통령은 “저는 북한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대민 수호하고 우리국민 자유 행복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고 말했다. 속보가 올라간 시각은 10시28분.

곧이어 국방부는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오후 11시께 계엄사령관 박안수는 포고령 1호를 내놓았다. 정치활동 금지, 집회 금지, 언론은 계엄사령부의 통제를 받고, 전공의는 48시간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엄법으로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이 국회 상황을 전한 바에 따르면 10시58분 국회 정문이 경찰버스 차벽으로 막혔다.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했다.
즉각적으로 움직인 군부만큼이나 국회도 바로 움직였다.
민주당이 국회로 의원들을 소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오후 10시44분, 이재명 대표가 국회로 향하며 라이브를 켠 것도 유사한 시각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 공보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이라는 분명하고 시원한 메시지를 낸 것도 오후 10시 46분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1시20분께 국회에 들어섰고, 55분쯤 기자회견을 통해 ‘헌법절차에 따라 대응조치’를 밝혔다.
헬기로 국회에 계엄군이 투입되고 보좌진과 당직자가 이들의 진입을 막아서는 혼란이 한시간 가량 계속됐다.
본회의장을 지킨 우 의장이 의사정족수가 찼다고 본회의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린 것은 4일 오전 0시48분.
다시 잠깐의 침묵 이후 국회는 오전 1시 비상계엄해제 결의안을 재석190명, 찬성 190명으로 의결했다. 본회의장 안과 밖에서 박수소리가 났다.
군이 곧바로 철수한 것은 아니었다. 우 의장은 오전 1시40분께 다시 메시지를 내고 국회를 봉쇄하는 군경에 출입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비상계엄해제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아직 긴장은 풀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군이 국회를 떠나기 시작한 것은 오전 2시를 훌쩍 넘어선 시각이다. 우 의장은 2시20분 본회의장 의장석에서 다시 메시지를 내고 국회 결의안에 따라 군이 철수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함께 성숙했다는 평가했다.

국회의 결의안이 의장의 결제를 거쳐 대통령실로 출발한 것이 오전 2시께였다. 그로부터 2시간30여분 뒤, 대통령실의 첫 반응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간략한 브리핑으로 국무회의를 소집했으나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아 바로 해제를 못했다면서, 정족수가 차는대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오전 4시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각의 일이다. 국무회의의 계엄해제 의결은 오전 5시6분 국회로 소식이 전해졌다.
국회는 아직 본회의를 산회하지 않았다. 여야는 대통령의 자충수를 두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계엄령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도 지키지 못한 이번 일에 대해 야권은 ‘내란죄’를 강하게 물을 작정이다. 여권도 이에 합류할는지는 미정이다. 다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방장관의 해임에 대해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