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인천지역 수출입 업체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확률은 4일 새벽 1천446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1천488원)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인천 북항 배후단지에 주로 밀집해 있는 목재 업체들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마저 높아지면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인천지역 목재 업체들은 주로 해외에서 나무를 수입한 뒤, 이를 합판이나 각목 형태로 재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가공 형태가 단순하다 보니 원재료 가격의 비율이 90%가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환율까지 높아지면 해외에서 나무를 사들이는 가격이 높아져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인천지역 한 목재 수입업체 관계자는 “납품 가격을 무작정 올릴 수 없어 고(高)환율이 계속되면 목재 업체들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환율마저 높아지니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중고차 업계도 환율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감소세를 유지하던 중고차 수출이 10월부터 반등에 성공했지만, 환율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물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인천항만공사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은 4만7천여대로, 전년 동월보다 1천여대 정도 늘었다.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는 “계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부두 폐쇄를 우려한 해외 바이어들이 되도록 빨리 차량을 보내달라고 하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달러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바이어들은 최소한의 물량만 사려고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