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문화진흥 시행계획’ 주제 포럼

세부 과제 97개 중 63.7% ‘미흡’ 평가

“3차 계획 수립 앞서 평가 내실화해야”

지난 3일 오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인천민예총 주최 ‘이슈포럼 2’에서 손동혁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이 ‘인천시 문화진흥시행계획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지난 3일 오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인천민예총 주최 ‘이슈포럼 2’에서 손동혁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이 ‘인천시 문화진흥시행계획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시가 수립한 법정계획인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2020~2024)’을 문화 정책 전문가가 자체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해당 계획에 담긴 97개 세부 사업의 절반 이상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천민예총이 3일 오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이슈포럼 2: 인천시 문화진흥시행계획 평가와 과제’ 발제를 맡은 손동혁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은 주관이 포함된 의견임을 전제하며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은 문화체육관광부가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는 ‘지역 문화진흥 기본계획’을 반영해 인천시가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고 평가해야 하는 지역 문화 진흥 사업에 관한 법정계획이다. 법률의 취지에 따른다면 인천시 문화 정책의 바탕이 돼야 할 계획이다.

정부의 제2차 기본계획(2020~2024)에 맞춰 인천시가 수립한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은 ‘자치’ ‘공생’ ‘변화’를 3대 목표로 설정하고, ▲문화자치 기반 조성 ▲문화적 포용성과 다양성 증진 ▲지역문화자원 발굴·활용 진흥 ▲문화격차 해소 및 문화재생 추진 등 4개 전략, 16개 핵심 과제 아래 97개 세부 과제를 담았다.

손동혁 이사장은 인천시의 세부 과제 추진 관련 자료를 토대로 97개 사업 중 ‘미흡’이 63.7%, ‘양호’가 24.8%, ‘보통’이 11.3%라고 평가했다.

특히 ‘문화자치 기반 조성’ 분야에서 16개 세부 사업 중 15개 사업이 ‘미흡’으로 나타나 가장 평가가 좋지 않았다. 문화자치 추진을 위한 조례 재정비, 기초자치단체 지역문화정책 수립 지원, 인천시 문화정보화 전담 기관과 문화정책 전담 기관 지정, 문화재정 3% 확보 추진, 지역 문화 전문 인력 양성·배치 등의 사업이 포함된 분야다.

손 이사장은 ‘문화적 포용성과 다양성 증진’ 분야에서도 문화예술교육 전용 시설 조성,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추진, 생활문화센터 운영 활성화, 해양문화 콘텐츠 발굴·활성화 등 상당수 사업이 ‘미흡’하다고 봤다. 다만 지역별 생활문화활동 다양화 관련 다수 사업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손 이사장은 “‘문화자치 기반 조성’에 해당하는 4개 핵심 과제(문화자치 추진 기반 구축, 지역 문화 협력 체계 강화, 문화자치 재정 확보, 문화자치 역량 강화)는 추후 추진할 모든 사업의 토대를 구축하는 과제이므로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문화적 포용성과 다양성 증진’의 4개 핵심 과제 중 3개 과제(인천형 문화예술교육 강화, 예술인 창작 지원과 복리 증진, 문화다양성 증진과 가치 확산)는 글로벌 문화도시의 핵심인 예술인과 문화시민의 성장, 인천의 도시 정체성을 부각하는 과제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 4개 전략과 핵심 과제.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 4개 전략과 핵심 과제.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은 올해로 시행이 종료된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시행할 ‘제3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2025~2029)을 이미 수립했어야 하지만, 정부의 제3차 기본계획 수립이 더딘 이유 등으로 아직 제3차 시행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 손 이사장이 제2차 시행계획을 자체 평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손 이사장은 “‘제2차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은 내용적으로 정책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전략과 과제를 반영한 사실상의 제1차 시행계획으로 봐야 한다”며 “5년 단위 법정계획으로 사업의 성과를 축적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준하는 내실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주관적이지만 자체 평가를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또 손 이사장은 “제3차 시행계획은 수립, 시행, 평가의 전 과정에 시민과 전문가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가장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의견을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며 “문체부의 ‘제3차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하므로 인천시 차원에서 관련 부처의 동향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유경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주관이 포함된 의견임에도 제2차 시행계획 세부 사업에서 ‘미흡’이 63.7%라는 결과는 혹독하다”며 “문화자치 등 새로운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조례 정비를 위해 시의회 의원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3차 시행계획 수립에 앞서 제2차 시행계획의 평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토론자인 최영화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시 문화진흥 시행계획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평가·환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계획 수립 주기에만 맞춰 5년에 한 번 평가하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점검할 수 있도록 중간 평가와 성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최 연구위원은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의 주요 사업이 문화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결과를 정책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도입한 절차가 ‘문화영향평가’”라며 “문화영향평가가 실제 환류로 이어지도록 실행 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인천민예총 이슈포럼에는 인천시 백민숙 문화정책과장, 구영미 예술정책과장, 한명숙 문화기반과장이 참석해 발제와 토론을 경청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