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부산현대미술관 공동기획
소장품·자료·비디오 등 141점 부산서 첫선
韓-伊 수교 140주년 기념 토리노 전시도

20세기를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예술가 백남준의 예술세계에 백남준아트센터의 기획력이 더해진 전시를 부산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백남준아트센터와 부산현대미술관이 공동기획한 백남준 회고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이 지난달 30일부터 관람객들을 맞았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이번 전시를 위해 소장품 88점과 자료 38점, 비디오 15점 등 141점을 부산 지역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비디오 아카이브인 ‘손과 얼굴’, 사진 ‘플럭서스 챔피언 콘테스트’, 레이저 작품 ‘삼원소’와 더불어 ‘로봇 K-456’, ‘TV 왕관’, ‘TV 부처’, ‘걸리버’ 등 백남준의 다양한 대표 작품이 전시된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소장처에서 대여한 작품과 사진, 영상, 아카이브 자료 등으로 꾸려진 이번 회고전은 국내 미술관 최대 규모이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매체와 기술, 그리고 예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며 누구보다 미래를 선명하게 내다본 예술가 백남준에게 헌정하는 전시다. 백남준의 플럭서스 초기 활동부터 2006년 서거 전까지 도전했던 레이저까지 백남준이 작업했던 모든 예술적 매체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로 전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하며 동시대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백남준의 미래적 비전을 엿볼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이탈리아 토리노 아시아 박물관과 협력 기획한 전시 ‘달에 사는 토끼: 시간의 거울 속 백남준의 예술’은 백남준의 주요 작품과 함께 동시대 한국 현대예술가들의 사운드, 영상, 설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전통을 재해석하고 재조명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데, 10세기부터 20세기까지 유물들과 함께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

이번 기획은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두 나라의 문화예술 발전에 활발한 대화와 성찰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됐으며, 백남준과 그가 남긴 영향력을 짚어본다. 전시 제목인 ‘달에 사는 토끼’는 동아시아뿐 아니라 여러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문학적 주제를 연상시킨다. 백남준이 1996년 제작한 동명의 작품에서 나무 토끼가 텔레비전 속 달을 보는 모습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며 서로를 비추는 모습을 통해 형태와 상징, 도상학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공존하고,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주제들이 순환하며 등장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사운드와 퍼포먼스는 중요한 요소이다. 백남준의 작품뿐 아니라 참여 작가들의 작업에서도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소리·공간·신체를 통해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주요 소장품으로는 백남준의 ‘달에 사는 토끼’와 ‘머리를 위한 선’, 안규철의 ‘야상곡 No.20/대위법’, 박선민의 ‘버섯의 건축’, 업체dobchae× 류성실의 ‘체리-고-라운드’, 진시우의 ‘퍼포머를 위한 디렉션’ 등이 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은 아시아, 유럽, 미국을 오가며 기술의 발전, 팝아트, 그리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종교적 의식을 결합한 작품을 창작했고, 20세기와 21세기 미디어 문화와 예술 창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이러한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사유를 재조명하고 확산하기 위해 국내외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