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탄핵질주에 45년만에 선포된 비상계엄

계엄군·국회 대치하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野 대통령 탄핵추진으로 거세질 정치적 파장

국가적 대혼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2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발표 후부터 정치권을 비롯한 전국민들은 대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은 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의 사유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를 발의하였으며,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0명째 탄핵을 추진 중에 있다”며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을뿐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가 없던 상황”이라 했다. 그러면서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안부 장관·방통위원장·감사원장·국방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질주를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제시했다. 야당의 국가기관 탄핵으로 인해 사법 시스템 마비 뿐만아니라 야당의 정부 예산 삭감 강행 처리로 인해 국가 행정 시스템이 중단되는 위기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친북종북세력,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계엄령 이후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령이었다. 계엄령 근거는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1항이다.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 제77조 3항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대나 경찰이 법을 집행하고 시민의 일반적인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정보를 통제할 수 있으며 정당 활동과 정치 집회가 일시적으로 금지될 수 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되었고 계엄군은 군장을 갖춘 채 국회로 진입했다. 천만다행으로 유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본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과 국회 근무자들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

빅데이터는 비상계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계엄이 선포된 3일 비상계엄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위협’, ‘안전’, ‘나락떨어지다’, ‘패악질’, ‘잘못되다’, ‘불편’, ‘범죄’, ‘풍전등화’, ‘괴물’, ‘체포’, ‘불편최소화하다’, ‘급등하다’, ‘불법적’, ‘무너지다’, ‘급락’, ‘비판하다’, ‘폭락하다’, ‘장애’, ‘고가’, ‘혼란’, ‘비상사태’, ‘안심하다’, ‘위법’, ‘정상적’, ‘특별’, ‘비난하다’, ‘공황상태’, ‘접속장애’ 등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비장한 각오로 톤을 높인 ‘비상계엄’이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 ‘패악질’이라는 연관어가 등장할 정도로 국민들은 대통령의 판단에 거의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긍부정 감성 비율로 보더라도 긍정 25%, 부정 72%로 나왔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과 거의 비슷한 빅데이터 반응이 나온 셈이다.

비상계엄은 국회에서 150분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헌법 제77조 제5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4일 오전 1시쯤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회의원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4일 새벽 4시20분쯤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6시간 만이었다. 그동안 혼란은 막대했다. 외신은 화들짝 놀란 반응이었고 외환 시장은 요동쳤다. 달러 당 원화는 1천440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수천만원 단위로 곤두박질쳤고 주식 개장이 가능할지 여부가 검토될 정도로 시장은 민감했다. 미국 백악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윤 대통령 계엄 해제 결정에 안도”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윤 대통령이 원했던 비상계엄의 효과는 무엇이었을까. 문제는 야당의 대통령 탄핵 추진 및 하야 요구로 거세질 정치적 파장이다. 윤 대통령이 쏘아올린 비상계엄으로 국가 대혼란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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