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전혀 몰라, 해제까지 대기”

“육참총장 사령관, 대다수 의아”

 

“이태원때처럼 아들 걱정 밤샘”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4일 새벽 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4일 새벽 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지난 3일 한밤중 선포된 때아닌 비상계엄령에 군 간부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는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출근해 해제될 때까지 부대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군인 자녀를 둔 부모들도 자식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20대 육군 장교 A씨는 “비상계엄 선포를 언론보도로 처음 접하고 소름이 돋았다”며 “부대 전 간부가 출근해 해제될 때까지 대기했는데, 다른 간부들도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전혀 몰랐던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군 내부에선 장병들의 언론 대응을 금지하고 불필요한 언행을 삼가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내·외부 일정이나 행사 등을 최소화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후방에서 근무하는 20대 장교 B씨는 “계엄령 선포 후 출근하진 않았지만, 진행 상황이 궁금해 오전 4시까지 뉴스만 봤다. 내부에서도 외부활동이나 단체 일정 등을 전부 취소하고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합동참모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을 맡은 것도 대부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비상계엄령에 투입된 군 장병의 사기 저하를 우려했다. 육군 간부 C씨는 “계엄에 투입된 특전사 소속 간부들의 사기가 심각하게 떨어졌을 것”이라며 “내년 군 간부 모집과 지원율 감소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군에 자식을 둔 부모들은 걱정되는 마음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아들이 전방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49)씨는 “비상계엄령 선포 후 군에 있는 아들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며 “이태원 참사 당시 이태원에 놀러간 아들이 걱정돼 잠을 못잤는데, 이번에도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