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교육청 예결위 미뤄져

기초의원들 국회行 심의 잠정보류

지자체장들도 사태 대응 ‘우선순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 본회의 의결로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한 4일 오후 예산안 심의가 진행 중인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4.1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 본회의 의결로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한 4일 오후 예산안 심의가 진행 중인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4.1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지방의회 운영에도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의회 등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포함한 모든 지방의회는 내년 살림을 들여다보는 예산 심의를 진행중인데, 비상계엄 선포사태가 블랙홀처럼 정치권의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의회 일정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경기도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오후 11시께 급히 정회되고 자동 산회됐다.

이에 4일 열린 예결위 회의에서는 전날 심의를 마치지 못한 도시환경위원회 소관 부서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만 심의했다. 이마저도 오전 10시에 개회하려 했지만 오후 2시로 지연됐다.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하는 등 정치 일정에 참여하는 이유로, 회의 진행 일정이 뒤로 미뤄진 이유에서다.

이에 당초 예정됐던 의회운영위원회·건설교통위원회 소관 부서 예산안 심의는 5일로 연기됐다.

도의회 관계자는 예산안 심의가 계획보다 2일 가량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예결위 회의도 오는 9~10일 예정돼 있는데 이 또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내 시군 의회도 현재 예산안 심의 등 의회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상황은 마찬가지다.

광주시의회는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대회에 참석하면서 예산안 심의가 잠정 보류됐다.

하남시의회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개회 정족수만 채워 본회의를 개최했지만 정회를 반복했다. 파주시의회도 모든 의사 일정을 중단했다.

예산안을 들고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기초자치단체장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우선 순위가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반발하며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최대호 안양시장(협의회장), 이재준 수원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조용익 부천시장, 김경일 파주시장, 이순희 강북구청장,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9명이 참여했으며 염태영·황명선 국회의원 2명이 함께했다. 2024.12.4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반발하며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최대호 안양시장(협의회장), 이재준 수원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조용익 부천시장, 김경일 파주시장, 이순희 강북구청장,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9명이 참여했으며 염태영·황명선 국회의원 2명이 함께했다. 2024.12.4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함에도 이번 계엄 선포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저희 전국의 기초단체장들은 앞으로 더욱더 지역의 민생현장을 챙기고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 촉구에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동참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는 전국의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71명이 가입한 단체로, 회장은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맡고 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