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말아껴… 교육감 등과 대비
유정복(캐리커처) 인천시장은 국민적 정치 현안으로 떠오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유달리 말을 아끼고 있다. 유정복 시장이 직접 밝힌 입장은 4일 오전 11시 자신의 SNS 계정에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명의의 보도자료를 게시하며 작성한 게시글이 전부다. 유 시장은 “6시간 만에 막을 내리면서 국정혼란과 국민 불신을 가져온 비상계엄 선포는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의 공식 입장을 공동 명의로 발표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명의 보도자료로 갈음한다고 답변하고 있는데, 무리는 아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유 시장이 회장을 맡고 있어 보도자료 문구를 직접 작성·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자료에서 “대통령의 계엄선포로 국민과 정치권 그리고 국제사회에까지 큰 혼란을 초래케 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면서 계엄은 즉시 해제되었고, 우리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임이 확인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국정안정과 쇄신을 위한 조치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또 국민 생활불편이 없도록 할 것과 국가신용도 등 대외리스크 관리에도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권에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기반한 국민과 국가의 미래만을 생각하는 정치활동을 기대하면서 당리당략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는 점을 밝혔다.
인천시교육감과 인천시의회의장의 행보와 비교하면 유 시장의 말을 아끼는 모습은 아쉽게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내에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계엄령 선포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했고, 국민의힘 소속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은 ‘300만 인천시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하며 인천 시민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때문에 유 시장이 파급력이 큰 정치 현안에 지나치게 말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