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수십년 전 비상계엄 상황을 경험했던 경기·인천지역 민주화운동 원로들은 이번 계엄 선포 사태를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로 규정하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1970~80년대 인천 민주화운동을 이끈 이우재(86) 전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권력 유지를 위해 계엄을 선포한 코미디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며 “국민의 손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흔들리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승만 정권의 3·15부정선거에 항거하며 인천 지역에서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벌인 최승일(82) 인천기계공고 4·19혁명기념사업회 회장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정치가 아닌 계엄이라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며 “정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씁쓸해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1980년 5·18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던 나홍균(62) 전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경기지부장은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80년대와 달리 정권이 정국 타개를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며 “협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계엄을 발령한 것이 너무나 착잡하다”고 했다.

인천지역노동자연맹 의장 등을 지내며 1986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인천 5·3민주항쟁’을 이끌었던 양승조(76) 인천지역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계엄 선포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통령 본인과 그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한 친위 쿠데타”라며 “나라의 근간을 흔든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국민들”이라며 “이번에도 국민들이 나서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김형욱·변민철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