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들, 달러 지불 항공기 리스료·유류비 등 경영 부담 증가 전망
지역 목재업·중고차 업체들, 고환율에 적자폭 상승 예견 ‘예의 주시’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항공업계를 비롯해 인천·경기지역 수출입업체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그래프 참조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 항공업계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나 유류비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관련 비용이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LCC들은 고환율로 인한 경영 부담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 여행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 변화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수출입 업체들도 환율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포 학운일반산업단지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한 기업 대표는 “우리의 경우 달러로 원자재를 들여와야 하는데, 최근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이 계속되던 상황에서 갑자기 환율이 치솟아 충격이 컸다”며 “아침에 몇몇 기업인들과 통화해보니 다들 비슷한 심정이었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인천 북항 배후단지에 주로 밀집해 있는 목재업체들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마저 높아지면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주로 해외에서 나무를 수입한 뒤, 이를 합판이나 각목 형태로 재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인천지역 목재업체들은 가공 형태가 단순하다 보니 원재료 가격의 비율이 90%가 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환율까지 높아지면 해외에서 나무를 사들이는 가격이 높아져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한 목재 수입업체 관계자는 “납품가격을 무작정 올릴 수 없어 고(高)환율이 계속되면 목재업체들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환율마저 높아지니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중고차 업계도 올해 감소세를 유지하던 중고차 수출이 10월부터 반등에 성공했지만, 환율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는 “계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부두 폐쇄를 우려한 해외 바이어들이 되도록 빨리 차량을 보내달라고 하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달러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바이어들은 최소한의 물량만 사려고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김주엽·김우성기자 kjy86@kyeongin.com
지금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