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500m내 아파트 4000가구 거주
공업지역 50.2%… 녹지 11.96% 그쳐
“공원 조성해달라” 매입비 430억 추산

인천 동구 한 패션몰 부지가 ‘분할 매각’ 대상으로 나오면서 소규모 공장들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간 소유의 동구 송림플라자(송림동 11-117 일대) 부지 매각이 추진 중이다.
패션몰 용도로 만들어진 송림플라자는 대부분 가게가 폐업해 현재 일부 음식점만 영업 중이다.
이곳은 3층 규모의 중심 건물 4개 동과 2층 규모 건물 6개 동, 주차장, 도로 등 모두 13개 필지(송림동 11-112~124)로 구성됐다. 전체 면적은 1만3천418㎡, 용도는 일반공업지역이다.
송림플라자 관리사무소는 현재 건물 외관에 필지별로 분할 매각을 하겠다는 현수막을 붙여놓은 상태다.
공업지역인 송림플라자 부지가 각각 다른 사업자에게 분할 매각되면 소규모 공장들이 늘어나 주민 거주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송림플라자 반경 500m 내 아파트 단지에만 4천여세대가 거주 중이며, 오는 2026년 1천300여세대의 신축 아파트 입주도 시작된다. 지난해 기준 동구 도시면적(756만4천543㎡) 가운데 공업지역(379만7천771㎡)은 50.2%에 달한다. 반면 동구 녹지지역(90만4천833㎡)은 11.96%로, 인천 10개 군·구 중 가장 낮다.

송림플라자 부지는 과거 대주중공업이 있던 땅(11만㎡)의 일부다. 송림동에 있던 대주중공업이 지난 2010년 인천공장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면서 해당 부지를 민간 부동산개발업체에 매각, 이후 75개의 필지로 분할돼 송림동 일대가 소형 공장들로 가득 찼다. 동구 만석부두에 있던 옛 한국유리공장도 1개 필지(11만8천㎡)가 99개 필지로 분할 매각돼 소규모 공장이 들어섰다.
구청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2019년 소규모 공장 밀집지역 일대 3곳을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올해 2월 기한 만료로 제한이 풀렸다. 인천시가 송림동 일대 난개발 최소화를 위해 2022년 수립한 지구단위계획에서는 900㎡ 미만 땅의 분할 매각을 제한했지만, 송림플라자는 이미 분할된 필지로 구성돼 규제를 받지 않는다.
송림동 주민들은 과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청이 나서 송림플라자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송림플라자 부지 매입비는 약 43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5일 동구 관계자는 “재정 여건상 어려워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훈(국·가선거구) 동구의원은 “송림플라자 땅을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해 내년 초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를 준비 중”이라며 “동구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하면 충분히 매입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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