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판’ 당협위원장 21명 중 인천 부평구을 이현웅, 서구갑 박상수
이현웅 “배신자 프레임 극복… 당은 스스로 정당하다면 가시밭길 걸어야”
박상수 “헌법과 국민 무시한 계엄 받아들일 수 없어… 중대한 결단 내려야”
지난 4일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21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과 국무위원 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 가운데 인천지역에서는 이현웅(인천 부평구을)·박상수(인천 서구갑)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2명이 이름을 올려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국민을 위해, 국민의 힘으로만 존재하겠다”며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엄정한 판단을 요구했다. 이틀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의 실체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 이현웅 부평구을 당협위원장은 6일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대다수 국민의힘 당원들이 가지고 있는 ‘탄핵 트라우마’ 정서가 강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면서 “대통령과의 의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의리가 더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배신자 프레임’이 국민의힘 지지자와 여러 의원들의 (탄핵에 대한) 생각을 좌절시키고 있다”며 “배신자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먼저 국민을 배신했고, 민주주의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탄핵’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에서 통과됐을 때의 결과인 ‘직무정지’라는 표현으로 탄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행한 비상 계엄은 용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공격한 것”이라며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지거나 앞으로 어떤 불이익을 당한다 해도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으면 당이 더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스스로 정당성이 있다면 가시밭길이라도 걸어가야 한다. 물론 이제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힘들어도 묵묵하게,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죄송함을 표하고 여러 노력을 이어가며 중도적 또는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탄핵은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박상수(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도 이번 성명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 또한 ‘배신자 프레임’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SNS에 “나는 4일 새벽 국회에서 한동훈 대표와 우리당 의원 18명과 함께 체포될 수도 있었다”면서 “이번 성명이 정치공학상 유리하지 않다거나 배신이라는 사후 평론은 그 날 새벽 현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이라며 “(비상계엄)은 실패했을 뿐이다. (탈당·출당 등)이 정도도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그보다 더한 것을 요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