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도내 학교 곳곳이 휴업에 나섰던 가운데, 일부 학교가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방학식과 졸업식을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폭설이 내렸던 지난달 28일 도내 휴업 학교는 1천337곳으로 전체 학교 대비 29.5%에 달한다. 이날 전후로 27일과 29일에도 각각 1곳과 97곳의 학교가 폭설로 인한 안전 사고를 우려해 휴업에 돌입했다.
이같은 여파로 도내 학교들이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정해진 수업일수(190일)를 채우기 위해 겨울방학식을 미루고 있다. 평택의 한 고등학교는 두 번이나 방학식을 미뤘다. 규정된 수업일수에 맞춰 학사일정을 짜놨지만, 앞서 정부가 10월1일 국군의 날을 공휴일로 변경하면서 이미 한 차례 방학식을 연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중학교는 미룬 방학식의 날짜를 정하기 위한 투표까지 벌였다. 해당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이모씨는 “지난 3일부터 일주일 동안 학생과 학부모, 교사, 교직원 등 모든 학교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며 “방학이 끝나자마자 여행 등 일정을 잡아놓은 사람이 많은데 3학년의 경우는 사실상 졸업식이다보니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이에 지역 교사들은 이번 폭설을 ‘천재지변’으로 규정해 학교장 권한으로 수업일수 조정이 가능하도록 도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경기교사노조는 두 차례 성명문을 내고 “폭설 대응으로 정신없는 학교에 수업일수 확보 요구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학교가 개별 상황에 맞춰 풀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교총도 “입법 취지에 맞게 학교 현장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변호사들과 교육과정편성운영위원회에 자문을 구했지만,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때문에 수업일수 감축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학사일정 조정을 통해서라도 수업일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