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2024.12.6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2024.12.6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소추 정국이 6일 급박하게 요동쳤지만, 국민의힘은 기존 탄핵 반대 당론을 변경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7일 열리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정국은 더욱 좌우파의 진영싸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심야까지 이어진 의원총회 끝에 “윤 대통령 탄핵반대 당론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늦은 저녁 의총 이후 기자들에게 당론 변경이 없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회동했지만, “제 판단을 뒤집을 만한 말은 듣지 못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당 중진들이 나서 “만약 탄핵에 손을 들어주면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만 좋은 일 시킨다”는 논리 등을 들며반대 분위기를 이끌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정회된 뒤 대화하고 있다. 2024.12.6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정회된 뒤 대화하고 있다. 2024.12.6 /연합뉴스

한 대표가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해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탄핵 찬성에 기우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한계에서도 한 대표 앞에서 반대 기류로 바뀌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가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108석 중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데,반대 당론이 그대로 존속되면서 가결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물론 친한계인 6선 조경태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설득전을 펼치고 있는 데다, 7일 다시 개최되는 의원총회에서 본회의장 입장 불가 방침을 정할 경우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는 어려운 사정이다.

여권의 한 고위 인사도 “이제 탄핵 표결을 앞두고 여야는 진영싸움으로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있다. 2024.12.6 /연합뉴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있다. 2024.12.6 /연합뉴스

그러나 당내에서는 탄핵 부결 이후에 대한 고심이 더 깊다. 들끓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는 게 윤 대통령의 사과와 2선 후퇴 및 임기 단축 개헌론이 불붙었다.

이미 당 중진들이 지난 5일 윤 대통령을 만나 비상 거국내각 구성을 요청한 데 이어 이날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도 윤 대통령에게 비상 거국내각 구성과 2선 후퇴를 촉구했다.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7일 오후 5시 본회의에 앞서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대통령 탄핵소추안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대응에 대한 마지막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이탈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탄핵 가결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국민의힘이 당론 변경없이 반대 기류로 최종 확정할 경우 여론전 확산에 더 화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