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사실상 부결될 것으로 보이자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분노했다.
국회는 7일 오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지만, 의결정족수(200석) 미달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일부 시민은 눈물까지 흘렸다.
시민 최철재(58·경기 부천)씨는 “국민들의 의견은 여기에 있다”며 “딸에게 이런 나라 보여줘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지혜(33·경기 용인)씨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인들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앞에서는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범국민촛불대행진’이 오후 3시부터 진행됐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10만명)의 시민은 추운 날씨 속에도 오전부터 “국민이 이긴다. 정의가 이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상정에 앞서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뒤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여당 의원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표결 동참을 촉구했다.
시민 이웅섭(57·경기 화성)씨는 “정말 개탄스럽다. 국민의 대표이자 각 지역구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인데 뭐가 두려워서 투표를 안 하느냐”며 “무책임하다. (국민의힘은)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국회 인근 국민의힘 당사에 모여 정당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영춘(65)씨는 “정말 양심 없는 정당과 의원들이다. 몰락의 길로 가는 것”이라며 “계엄이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는 것인지, 너무 억울한 마음에 당사 앞으로 왔다”고 했다.
시민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호소하며 투표 종료 선언을 미루자 끝까지 남아 표결을 지켜보고 있다.
/변민철·한규준·목은수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