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일기장에 담은 시(詩) 보며… 사랑은 우리를 연결해주는 금실”

 

10일 시상식… 기자간담회선 ‘계엄’ 심경 밝히기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6 /연합뉴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6 /연합뉴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스웨덴 한림원 ‘노벨 주간’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작품 세계를 회고한 한편,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계엄령 사태에 대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강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주최하는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 나서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원고를 읽어내려가며 자신의 30여 년 작품세계를 돌아봤다.

그는 창고를 정리하다 나온 유년 시절의 일기장에 담긴 시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운을 뗐다. 두 연으로 이뤄진 시는 한강이 여덟 살 때 적은 것이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한강은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두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뛰는 가슴 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실- 빛을 내는 실”이라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대표작 ‘소년이 온다’(2014)에 대해서도 회고했다. 그는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강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에 대한 소회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강은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강은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노벨 주간’에 참석해 전 세계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노벨 주간은 매해 12월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며, 그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하고 작품 세계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10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