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민감도 높을 시 복합적 처방 필요

치료 첫 단계, 적절한 사료 선정해야

수의사 판단하에 항생제 처방 결정

관리 힘들면 스테로이드 사용 고려도

프리바이오틱스 공급, 증상개선 도움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지난 칼럼에서 만성장질환의 진단과정에 대하여 알아보았다면 이번 시간에는 만성장질환의 치료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만성장질환은 질병의 심각도와 민감도에 따라 치료의 난이도가 결정되는 질환으로 장의 민감도가 낮을 경우 한 두가지 조건만 맞춰주어도 증상이 개선되지만 장의 민감도가 높을 때는 복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치료 방법을 설명함에 앞서 우선 만성장질환의 치료에 대한 개념을 천명하고 시작하도록 하겠다. 만성장질환 치료의 목적은 완치에 있지 않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설사,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을 적절히 통제해주어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다소 맥빠지는 말이 될 수는 있겠으나 질병의 특성상 나와 함께하는 반려동물에게 가장 적합한 관리 방법을 가능한 빨리, 그리고 명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관건인 질환이므로 주치의와 긴밀히 상담하며 진료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장질환 치료의 첫 단계는 적절한 사료를 찾는 것이다. 이는 반려동물의 민감한 장을 자극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사료를 선정하는 것으로, 수많은 사료 중에 어떤 것이 알맞을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상당히 지난한 과정이다. 이때 주치의와 긴밀한 상담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므로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는 것이 좋다. 사료가 적당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 7일에서 14일이 소요될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철저한 문진과 세밀한 검사를 통해 만성장질환이 강력하게 의심이 될 경우 우선 수의사의 판단하에 적절한 항생제의 처방 여부를 결정한다. 증상의 개선이 확인되면 2주 가량의 항생제 투여 후에 점차 항생제의 양을 줄여나가는 작업을 수행하게 되는데 항생제를 감량하는 과정 중에 또는 항생제를 끊었을 때 증상이 재발한다면 추가적인 항생제 처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항생제 치료를 통해 증상이 개선되면 프로바이오틱스 투여를 통해 정상적인 장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진단과정에서 항생제 처치만으로 증상관리가 힘들겠다는 판단이 된다면 스테로이드의 사용 역시 고려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고 하면 대중매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스테로이드에 대해 무조건적인 거부반응을 보이는 보호자들이 존재하는데 스테로이드의 사용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일은 아니다. 만성장질환의 치료에 있어 종종 스테로이드는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이므로 거부할 이유가 없으며 거부감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면 괜히 불필요한 시간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수의사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자.

스테로이드에 대해서 양호한 반응을 보인다면 증상이 충분히 안정된 이후에 스테로이드제제에서 면역억제제로의 전환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는 매우 좋은 약물이지만 이 약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부작용 역시 명확하기 때문에 부작용보다 순기능이 월등하게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장기간 사용하는데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역억제제로 전환 이후에 증상이 다시 재발된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절하게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분변 이식이 만성장질환 치료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줄기세포치료 역시 만성장질환의 치료에 적용되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많으니 백약이 무효인 경우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성장질환을 앓고 있는 동물의 경우 코발라민과 엽산의 흡수가 불량해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설사의 양상이 대장성 설사인 경우 프리바이오틱스를 공급해주는 것이 증상의 개선에 도움이 되는데 여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프리바이오틱스의 공급은 대장성·소장성 설사를 막론하고 장 건강에 아주 좋은 보조제이므로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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